가치株 펀드의 '암흑기'

입력 2007-10-31 15:32 수정 2007-11-0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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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월 유형평균 0.32% 불과...한국밸류10년펀드-3.63% 최하위

코스피 지수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가운데, 유독 가치주 펀드들이 빛을 못보고 있다. 마치 중세의 '암흑기'를 맞고 있는 느낌이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10월 30일 기준으로 가치주 펀드들의 1개월 유형평균 수익률은 0.32%, 3개월 수익률은 1.41%로 나타났다.

국내주식형 펀드의 1개월 유형평균 수익률 9.63%, 3개월 수익률 15.34%에 비해 크게 못미치는 성적이다.

펀드별로는 신한BNPP의 '프레스티지가치주주식2'가 1개월 수익률 6.04%로 가치주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일반 성장형 펀드인 '미래에셋3억만들기인디펜던스주식K-1'(17.89%)과 '미래에셋디스커버리플러스주식형(C-A)'(17.46%)와 비교해서는 미비한 수준이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의 가치주 펀드인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은 최근 1개월 수익률이 -3.63%로 34개 가치주 펀드 중 가장 낮은 수익률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국밸류자산운용의 배준범 펀드매니저는 "지금 시장의 상황은 성장성에 주목하면서 2~5년 앞까지 내다보고 주식이 먼저 상승하는 경우가 있는데, 진정한 가치 투자는 미래의 성장성에 주목하지 않고 시장 상황과 타협하지 않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수탁고 추이에 있어서도 가치주 펀드들의 수탁고는 감소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증가세가 감소하는 추세다.

7월과 8월에는 각각 4227억원, 4988억원 증가하는 추세였지만, 9월 들어서는 2344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가치주 펀드들이 이처럼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가치주 펀드들의 편입비가 높은 '중소형주'의 비율 때문이다.

올 상반기까지 가치주 펀드들의 수익률은 중소형주의 약진으로 빛났다. 하지만,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넘자마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불거지고 증시가 조정을 거치면서 대형우량주들이 지수 상승을 이끌어온 반면 중소형주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결국 가치주 펀드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이유는 가치주가 가진 테마적 특성보다는 가치주 펀드가 가진 중소형주 펀드로서의 성격이 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한국펀드평가의 정태진 펀드애널리스트는 "상반기 국내 증시가 2000포인트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저평가 상태에 있던 가치주들이 재평가의 수혜를 받은 반면, 하반기부터는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기업의 실적과 성장성이 중시되면서 가치주 보다는 대형 우량주들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즉, 가치주 펀드의 부진은 대형 성장주와 중소형 가치주가 어느 정도 차별화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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