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기 만한 국산 컨버터블

입력 2007-10-3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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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말, GM대우는 영종도에서 G2X의 출시행사를 대대적으로 열었다. 현재 생산되는 국산 컨버터블이 없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가 내놓은 컨버터블에 쏠린 관심은 대단했다.

그 후 2개월 지난 지금, G2X의 초반 성적은 과연 어떨까? 지난 8월에 10대, 9월에 16대가 팔려 현재까지 26대가 소비자들에게 넘어간 것으로 나와 있다. 이를 두로 GM대우는 “초반 성적으로는 괜찮은 편”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사실상 이 정도의 성적이면 그리 내세울 만한 성적은 못 된다.

국산 컨버터블이 전무한 상황에서 G2X가 경쟁할 모델은 모두 수입차다. 그런데 수입 컨버터블의 경우 대체로 G2X보다 값이 1.5~2배 이상 비쌈에도 불구하고 팔리는 대수는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많다.

더군다나 G2X의 원조 모델인 새턴 스카이의 미국 판매가격을 보면 G2X의 판매가격에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이 차의 미국 판매가격(MSRP)은 2만9천860달러. 10월 31일 기준 환율을 적용했을 때 우리 돈으로 2천689만4천902원이다. G2X의 국내 판매가격은 4천390만원이다.

게다가 지금은 달러화의 약세로 가격차이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달러화가 약세를 띄게 될수록 GM대우는 돈을 번다는 얘기다. GM대우 측은 초기물량 60대를 들여와 ‘벌써 동이 났다’고 얘기했지만 취재 결과 이 가운데 절반이 이벤트나 시승용차로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G2X를 구입한 소비자들의 의견은 어떨까? 이들이 가장 불만인 점은 요즘 추세에 걸맞지 않게 손으로 접었다 폈다해야하는 수동식 지붕과 수동 모드 없는 자동변속기 그리고 차값에 어울리지 않는 질 낮은 내장재 등이다. 수동식 지붕은 차 무게를 덜어내는 데에는 유리하나 여닫을 때 상당히 불편하다. 운전하다가 갑자기 비가 내리면 차를 갓길에 세우고 뛰쳐나가 지붕을 닫는 진풍경이 벌어질 수도 있다.

터보 엔진에 어울리지 않는 밋밋한 자동변속기도 지적 대상. 최근 변속기는 자동변속기의 편리함과 수동변속기의 재미를 겸비한 자동, 수동 겸용 변속기가 대세다. G2X가 이런 변속기를 단 것은 광할한 미국 대륙을 횡단하는 미국 운전자의 특성을 반영할 것일뿐, 국내 실정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컨버터블을 타기에는 봄, 가을이 적기다. 뙤약볕이 내려쬐는 한여름이나 눈발이 휘날리는 한겨울에 지붕을 열고 다니는 이들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슬슬 찬바람이 불어오는 지금, G2X가 얼마나 더 팔릴지 지켜볼 일이다. 부디 어설픈 국산차로 대접받다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고 있는 스테이츠맨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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