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팡팡] ‘실험견 비글’의 비참한 삶을 아시나요?

입력 2017-01-2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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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팡팡] ‘실험견 비글’의 비참한 삶을 아시나요?

넓은 잔디밭에 산책을 나온 비글들. 그런데 케이지 안에 숨어 나올 생각을 하지 않네요.
억지로 밖으로 끌어내자 다리 한쪽을 들고 겁에 질린 모습으로 어기적어기적 걷습니다.

활발하다 못해 '악마견'으로도 불리는 비글이 왜 이렇게 의기소침하냐고요?
이 비글들은 바로 동물 실험에 사용되는 '실험견'입니다.
비글은 사람을 좋아하고 따르는 특유의 성격 때문에 국내 전체 동물 실험의 94%에서 사용되고 있죠.

태어나자마자 어미와 분리돼 실험실에서 자라는 실험견들, 실험에 반항하지 못하도록, 또 주삿바늘을 무서워하지 않도록 훈련받습니다. 그리고 다 성장한 후에는 끔찍한 고통을 겪어야 하는 실험을 반복합니다.
이렇게 국내에서 2015년 한 해 동안 실험용으로 쓰인 개는 약 1만 마리입니다.

허점 많은 국내 '실험동물법'은 철창 속 실험견들을 더욱 멍들게 합니다.
실험동물을 공급받는 자와 실험 내용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어 비윤리적인 실험과 허가받지 않은 실험견들의 유입이 계속되고 있죠.

이렇게 이용되다 가치가 없어진 대부분의 실험견은 안락사를 당합니다.
여러 약물을 투입 당한 실험견들이 외부로 나갔을 경우 위험할 수도 있다는 이유입니다. 결국 실험견들은 실험실에서 나고 자라 고통만 받다가 세상을 떠나는데요, 그 후에도 해부 실습용으로 또다시 이용되기도 하죠.

더 큰 문제는 새 삶을 살 수 있는 건강한 실험견마저 죽임을 당한다는 겁니다.

‘실험자는 실험동물을 처리해야 하는 경우 가능한 정상적으로 회복시켜 살 수 있도록 우선 '고려해야' 한다’-동물실험지침 11조

이처럼 의학적 문제가 없을 경우 실험견 반출이 합법화되어 있지만 아예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 실험견을 ‘처리’ 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미국의 경우 실험동물 은퇴법인 속칭 '비글법'이 미네소타, 캘리포니아, 뉴욕 등에서 통과돼 실험동물들이 실험 종료 후 안락사 대신 일반 가정이나 동물보호소에 입양됩니다.
실험견을 구조하고 입양을 돕는 '비글 프리덤 프로젝트'와 같은 동물보호단체의 활동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최근 실험견이 폐기되기 전 구조하는 '비글 구조 네트워크'와 같은 단체들이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지난 15년간 실험용으로 쓰인 15만 마리의 개 가운데 구조된 개는 21마리뿐, 국내 실험견의 처지는 아직도 처참합니다.

비글과 같은 개는 물론 인간을 위한 실험에 사용되는 동물들. 동물 실험을 '하지 않을 수 있다면' 어떨까요?
3만여 종류의 질병 중 동물과 인간이 공통으로 걸리는 질병의 비율은 고작 1.16%, 10개 중 9개의 제품이 임상시험에 실패합니다. 동물실험 반대론자들이 내세우는 근거죠.

그나마 희망적인 사실은 동물 실험을 대체하는 '인공 피부', '세포 배양법' 등의 첨단 과학 연구입니다. 또 동물실험 화장품의 수입과 판매가 제한되는 '화장품법'이 몇 달 후 개정되는 등 긍정적인 변화도 이뤄지고 있죠.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성은 그 나라 국민들이 동물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 -마하트마 간디

우리의 편리한 일상생활에 나약한 동물들의 무분별한 희생이 있었음을, 그리고 그들에게 두 번째 삶의 기회를 주는 것은 우리의 몫임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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