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일ㆍ정동춘 “안종범과 최순실이 롯데 70억 반환 지시”

입력 2017-01-24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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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최순실(61) 씨가 K스포츠재단 측에 롯데그룹으로부터 받은 출연금 70억 원을 돌려주라고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의 심리로 24일 열린 최 씨와 안 전 수석에 대한 7차 공판에는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과 노승일 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정 씨는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에게서 안 전 수석으로부터 '롯데 출연금 70억 원을 모두 돌려주라’는 연락이 왔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정 씨는 대한체육회에서 하남시 체육시설 건립 부지를 장기임대하려고 했으나 계획이 무산돼 이를 돌려준 것으로 안다고 했다. 정 씨는 최 씨에게 안 수석의 말을 전화로 보고한 뒤 70억 원을 롯데에 돌려줬다. 롯데는 지난해 5월 하남 체육시설 건립 사업 명목으로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냈다.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잇달아 45억 원의 출연금을 낸 지1년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최 씨 또한 검찰의 압수수색을 앞둔 롯데의 상황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정황을 뒷받침하는 증언이 나왔다. 노 씨는 “고영태에게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보니, 최 씨한테 확인해 제게 ‘롯데에 큰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결국 K스포츠재단은 지난해 6월 9일부터 13일까지 롯데에 출연금 전액을 돌려줬다. 검찰은 같은 달 10일 롯데그룹 계열사를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했다.

K스포츠재단 직원들은 재단의 배후에 박근혜 대통령이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고도 말했다. 박 대통령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최 씨와 안 전 수석이 함께 재단 인사 등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정 씨는 “최 씨가 (박 대통령으로부터) 일부 권한을 위임받아 협력해서 재단운영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재단을 만든 사람은 대통령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문화융성’, 한류세계화‘ 등의 국정과제를 내세웠고, 이와 관련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기업들로부터 기금을 출연 받아 만든 재단으로 알았다고 했다. 그는 “전경련이 기업에 설명하고 이런 협찬을 받으려면 대통령 정도의 권력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노 씨는 K스포츠재단과 최 씨가 실소유한 더블루케이를 “머리와 몸통의 관계”에 비유했다. 노 씨는 “더블루케이는 전략을 짜거나 지시하는 헤드(머리) 역할을 하고, 재단은 가진 돈으로 실행만 했다”고 진술했다. 최 씨가 자신의 회사인 더블루케이를 이용해 재단을 사유화하려 했다는 취지다. 노 씨는 또 “최 씨가 K스포츠재단의 모든 사업 결정과 자금 집행에 관여했다”고 말했다. 더블루케이 사무실에서 재단의 모든 사업을 다 결정했고, 재단 이사회는 사실상 유명무실한 기구였다는 게 노 씨의 주장이다. 노 씨는 이날 최 씨가 직접 자필로 적었다는 포스트잇을 증거로 냈다. 재단 사업과 관련해 최 씨가 직접 포스트잇에 써가며 지시를 내렸다고 했다.

한편 최 씨는 이날 재판부에 발언 기회를 얻어 다시 한 번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 씨는 “K스포츠재단을 직접적으로 운영하거나 사익을 추구했다고 하는데 그런 목적에서 한 적 없다”며 울먹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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