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우선주의’에 볼모 된 기업들…트럼프, 미국 車빅3 불러 “미국에 새 공장 지어라” 압박

입력 2017-01-25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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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 대규모 투자계획도 트럼프 성에 안 차…“미국서 차 판매하려면 신공장 건설해야”

▲미국 자동차업체 빅3 최고경영자(CEO)들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조찬회동을 마치고 나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제너럴모터스(GM)의 메리 바라와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포드의 마크 필즈. 워싱턴/AP뉴시스
▲미국 자동차업체 빅3 최고경영자(CEO)들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조찬회동을 마치고 나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제너럴모터스(GM)의 메리 바라와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포드의 마크 필즈.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에 기업들이 볼모가 되고 있다. 트럼프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업체 빅3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크라이슬러의 최고경영자(CEO)들과 가진 조찬 회동에서 미국에 새 공장을 건설할 것을 압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그는 이날 회동에 앞서 트위터에 “나는 여기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려면 신공장을 이곳에 건설하기를 원한다”는 트윗을 남겼으며 회동이 끝난 후 “자동차업계 리더들과 훌륭한 미팅을 했다. 다 함께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회동에서 “미국에서 사업하기를 원하는 모든 기업들을 위해 프로세스를 훨씬 더 간소화할 것”이라며 “미국우선주의 신조를 따르지 않는 기업들은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당근과 채찍을 제시했다.

자동차업체들에 미국에 신공장을 건설하라고 설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미국시장은 7년간의 중단없는 성장 이후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 또 자동차 빅3는 GM과 크라이슬러의 부도를 거치면서 미국 내 오래된 공장을 폐쇄하는 데 수년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트럼프는 대통령선거 승리 이후 자동차 업체들을 강하게 압박해 포드는 16억 달러(약 1조8664억 원) 규모 멕시코 신공장 건설 계획을 폐지하고 기존 미국 공장에 재투자하기로 했다. GM과 피아트크라이슬러도 최근 각각 미국 공장에 1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빅3의 대규모 투자계획에도 트럼프는 여전히 성에 안 찬 듯 다시 한번 CEO들을 불러 공장 건설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촉구한 것이다. 대신 트럼프는 이번 회의에서 승인절차 간소화를 약속하고 현재의 환경규제가 기업들에 불필요한 부담을 준다며 규제 완화를 시사했다고 WSJ는 전했다.

바클레이스의 브라이언 존슨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정부가 자동차 기업의 미국 공장 건설 확대를 장려하고자 현재의 엄격한 연비 규제를 완화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된다면 미국에서 20만~40만 개의 새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경제전문매체 CNN머니는 그동안 미국에서 공장을 짓고 상당한 고용을 창출한 것은 현대차와 일본 도요타 닛산 혼다 독일 폴크스바겐과 BMW 등 외국업체들이었다며 트럼프가 이들을 푸대접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도요타는 미국 인디애나 주 공장 투자에 대해 구체적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취임 이후 미국기업 CEO들과만 잇따라 만나고 있지만 향후 외국기업으로 범위를 넓혀 이들에도 신공장 건설과 일자리 창출을 압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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