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아더 존 패터슨(38)에 대해 징역 20년이 확정됐다. 사건이 발생한 후 진실이 밝혀지기까지 꼬박 20년이 걸렸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5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패터슨에 대해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1, 2심은 가해자 옷에 더 많은 혈액이 묻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사건 직후 입고 있던 옷을 갈아입은 것은 리가 아닌 패터슨이라는 점 등을 들어 패터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대법원 역시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고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밝혔다.
패터슨은 범행 당시 18세 미만의 소년이기 때문에 무기징역형을 선택해도 최대 징역 20년까지 선고할 수 밖에 없다. 현행 형법 상 18세 미만인 소년에게는 15년을 넘는 형을 선고할 수 없지만, 재판부는 특정강력범죄법을 적용해 가중처벌했다.
주한 미군 군속의 아들인 패터슨은 한국에 머무르던 1997년 4월 22살이던 대학생 조모 씨를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됐다. 조 씨는 당시 서울 이태원의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흉기에 찔려 살해된 채 발견됐다. 패터슨은 검찰이 출국금지를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출국했고, 범행 현장에 같이 있었던 리는 2년에 걸친 재판 끝에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다만 이번에도 리가 패터슨을 충동해 공범 역할을 한 사실은 인정됐다.
'범인 없는 살인사건'으로 비난 여론이 일자 재수사에 나선 검찰은 2011년 11월 패터슨이 진범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그를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패터슨의 신병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미국 법원이 2012년 10월 우리 법무부의 송환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패터슨은 우리 법정에 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