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결국 반도체 사업 분사키로

입력 2017-01-27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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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발전 사업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진 도시바가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 분사 계획을 밝혔다고 27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도시바 이사회는 이날 주력 사업이었던 반도체 사업을 분사하고 외부 투자를 받는 방안을 승인했다. 이는 미국 원자력 발전 사업에서 수천억엔 규모 손실이 발생함에 따라 재무 안정성이 위협받는 것을 피하기 위한 전략 일환이다. 도시바는 지난해 3월 원자력 발전과 반도체 사업을 두 개의 축으로 삼아 경영 재건에 나선다는 사업전략을 밝혔다. 그러나 1년도 안 돼 원전 사업에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자 이러한 계획을 포기하게 됐다.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반도체 사업 분사에 대해 설명하면서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시바는 메모리 칩 사업부 분사 후 최대 20% 지분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기업공개(IPO)도 선택지에 포함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도시바는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큰 낸드플래시 메모리 제조사다. 영국 BBC에 따르면 도시바 반도체 사업 가치는 90억~130억 달러로 추산된다. 도시바는 반도체 사업을 분사해 재무 안정성을 높일 계획이다. 내달 14일 발표하는 3분기 실적발표에서 미국 원전 사업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이 반영될 것이라고 언급해왔다. 일각에서는 손실 규모가 60억 달러(7조2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바 반도체 사업은 2016년 3월 말 회계연도 기준으로 8456억 엔 매출과 1100억 엔 영업이익을 달성할 정도로 ‘알짜’ 사업부다. 도시바는 2015년 초 회계부정 스캔들 이후 경영난을 겪고 있으며 재무 건전성 악화나 새로운 손실이 발생할 때마다 핵심 사업부를 매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의료 기기 사업부를 캐논에 매각했으며 지난해 말 미국 원전 사업에 막대한 손실 계상 우려가 나오자 이번에는 메모리 사업부 분사를 택했다.

분사하는 반도체 사업의 지분 인수 기업으로는 캐논, 사업 파트너인 웨스턴디지털, 일본정책투자은행(DBJ)이 거론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이들 기업이 도시바의 재정 문제를 이유로 헐값의 인수가를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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