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反 난민 정책, 전 세계 영향 일파만파

입력 2017-01-2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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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7일(현지시간) 서명한 초강경 반(反) 난민 행정명령의 파장이 불거지고 있다.

행정명령은 테러위험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 일시 중단 및 비자발급 중단과 난민입국 프로그램 4개월간 중단 및 난민 심사 강화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조치가 즉각 시행되면서 미국행 비행기 탑승 거부, 미국 도착 후 공항 억류 등의 사례가 나오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28일 이집트 카이로를 떠나 미국 뉴욕으로 향하는 이집트항공 여객기를 타려던 이라크인 5명과 예멘인 1명의 탑승이 거부됐다. 이들은 모두 미국 입국에 유효한 비자를 소지하고 있었으나 탑승을 저지당했다. 카이로 공항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입국금지 조치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란 테헤란 여행사 2곳은 아랍에미리트(UAE) 에티하드와 에미레이트, 터키 항공으로부터 ‘이란 국적자는 미국 비자가 있더라도 미국행 여객기에 탈 수 없으며, 미국행 항공권도 팔지 말라’는 지침을 전달받았다.

미국에 도착한 뒤 억류된 사례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발동된 직후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한 이라크 난민 2명이 공항에 억류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과 국가이민법센터 등 시민단체들은 이 두 사람과 함께 모든 피해 난민과 이민자들을 대신해 백악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ACLU의 오마르 사드왓 회장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평등'에 대한 전쟁이 이미 끔찍한 인적 피해를 낳고 있다”면서 “이런 금지 조치가 계속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전미이란계미국인위원회(NIAC)의 트리타 파르시 회장은 이날 트위터에서 “올해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세일즈맨'의 이란 감독 아쉬가르 파르하디도 이번 조치 때문에 미국에 못 들어오게 됐다”고 전했다.

뉴욕 택시노동자연합(NYTWA)도 성명을 냈다. 이들은 “회원들이 대부분 이민자에다 무슬림이다”라며 “힘없는 사람을 지키는 조직으로서, 그 같은 비인간적이고 위헌적인 금지조치에 대해 '노'(no)라고 말한다”라고 말했다. 또 “1만9000명의 조직원을 지닌 우리는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금지 조치에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국제기구도 반 난민 행정명령 철회를 압박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와 국제이주기구(IOM)는 미국 정부에 난민을 환영해온 미국의 전통을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국제구호위원회(IRC)의 데이비드 밀리밴드 위원장은 “세계적으로 난민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밀려드는 지금은 미국이 그 역사적인 역할을 포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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