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30일 비공개 회동을 갖고 개혁정부가 들어서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박 대표는 반 전 총장과 이날 오전 서울 시내 모처에서 1시간 정도 만나 “이번 대선에서 박근혜 정권을 청산하고 개혁정부가 들어서야 한다고 설명했고, 반 전 총장도 동감을 표시했다”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혔다.
그러나 박 대표는 “반 전 총장과 우리가 함께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었지만 (반 전 총장에게) 귀국 후 (보여준) 일련의 언행에 대해 우리가 납득할 수 없다는 점을 전달했다”면서 “반 전 총장이 국민의당 입당을 원하더라도 지금은 받을 수 없고 함께 하기 힘들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여일간 행보로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아닌가. 만약 이런 상태에서 우리가 함께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반 전 총장이 보수 여권으로 가건, 야권으로 가건 반 전 총장이 결정할 일이지만 태도변화가 있다 하더라도 과연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주시하겠다”고 했다.
이어 “거듭 말씀드리지만 설사 반 전 총장이 국민의당을 노크하더라도 우리가 함께 할 수 없다”면서 “보도를 보니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도 저와 같은 의사를 피력했는데, 손 의장과 궤를 함께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좋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반 전 총장이 어떻게 할 지는 저에게 말씀하신 바 있지만 그것은 그분의 몫이고 우리는 우리의 원칙대로 간다는 점은 분명하다”면서 “우리는 손 의장과 정운찬 전 총리를 비롯해, 그리고 본인이 원하면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 대표 등과 함께 강한 경선을 통해 정권교체의 길로 매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또 “반 전 총장에게 ‘새누리당에 가서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물으니 거기에 대해선 부정적인 답변을 했다”면서 “반 전 총장은 신당 창당을 고려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우리의 길이 있고 그분들은 그분들의 길이 있기 때문에 우리의 길에 대해 비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빅텐트론에 대한 정치권 내 비판 움직임에 대해 일침을 놨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손학규 국민개혁주권회의 의장과 정운찬 전 국무총리 두분에 대해 우리는 모든 것을 내놓을 각오로 함께 하기를 원하고 있고, 그분들도 모든 것을 희생할 각오로 함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반 전 총장 측은 박 대표와의 회동 자체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