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영화사업에서 거액의 손실을 내면서 엔터테인먼트 사업 매각설이 다시 돌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소니는 이날 영화사업에서 발생한 손실 1121억 엔(약 1조1433억 원)을 지난 2016 회계연도 3분기(지난해 10~12월) 결산에 영업손실로 계상한다고 발표했다.
영화와 DVD, 블루레이디스크 시장 축소가 가속화하면서 소니는 영화제작사업의 미래 수익 전망도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소니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16 회계연도(지난해 4월~올해 3월) 실적 전망에서 매출 7조4000억 엔, 영업이익은 2700억 엔을 예상하고 있었다. 이 중 영화사업 매출은 9100억 엔, 영업이익은 290억 엔으로 전망했다. 지난 분기에 영화사업 손실이 계상되면서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 등은 2월 2일로 예정된 지난해 10~12월 실적 발표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소니는 지난해 영화 ‘고스트버스터즈’와 다빈치코드 후속편인 ‘인페르노’ 등이 실망스러운 흥행 성적을 기록하면서 손실이 확대됐다. 소니는 3년 전 영화 ‘인터뷰’와 연관된 북한의 해킹 공격에 막대한 피해를 보고나서 영화사업을 회복시키기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소니는 지난 2년간 미국 박스오피스 성적에서 할리우드 주요 6개 스튜디오 가운데 5위를 유지하는 등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의 기세에 밀려 DVD 판매는 계속 줄어들고 있고 디지털 판매 성장세도 둔화됐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영화사업을 담당하는 소니엔터테인먼트는 리더십 전환의 소용돌이에도 휘말리게 됐다. 마이클 린튼 CEO가 내달 2일 사임하고 메시징 앱 스냅 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 다만 린튼은 후임자를 뽑기 전까지 6개월간 히라이 가즈오 소니 CEO와 함께 공동 CEO를 유지하기로 했다.
영화사업의 계속되는 부진에 다시 매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미국 행동주의 투자자 다니엘 롭이 이끄는 헤지펀드 서드포인트는 지난 2013년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분리 상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지난 20일 기사에서 소니가 영화와 TV 사업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전히 소니는 매각설을 부인하고 있다. 소니는 이날 “영화 분야에서 미래 이익이 늘어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 부문은 소니의 중요한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니는 도쿄증시에서 31일 오전 주가가 2% 넘게 급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