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금융계열사 처리 골치…신동주 반격 경영권 싸움 재연되나

입력 2017-01-3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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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쇼핑 담보로 1000억 대출…신동주도 250만5000株 주담대 받아

롯데그룹이 특검의 대기업 수사 확대로 대규모 인사와 조직개편이 늦어진 가운데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지시에 따라 조만간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사가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롯데그룹 조직개편은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의 전초전이어서 의미가 깊다. 문제는 정치권의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에 부정적 기류가 확산하고 있어 지주사 전환에 금융계열사가 큰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현재 롯데그룹은 지주회사 전환과 함께 현재 7실 체제(비서실, 대외협력단, 운영실, 개선실, 지원실, 인사실, 비전전략실)로 운영되는 정책본부를 4개 조직으로 개편하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2월 중순 이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지주사 전환 전초전인 이번 조직개편에서 금융계열사 처리를 어떻게 하는가에 달렸다.

롯데그룹은 유통업이 근간으로 그룹 내 유동성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금융계열사의 중요성은 단순히 매출과 영업이익 등의 실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이에 신 회장이 과거 타 그룹처럼 금융계열사를 포기하기란 사실상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 재계의 중론이다.

과거 지주회사 전환 시 금융계열사를 처리했던 사례를 보면 LG그룹은 2003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LG증권과 LG카드 등 금융계열사를 매각했다. 두산그룹도 2009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 두산캐피탈 지분을 두산중공업아메리카와 두산인프라코어아메리카에 넘기며 국내 회사에만 금융자회사 보유를 제한하는 규제를 피해갔다.

이에 신 회장이 두산처럼 금융계열사를 일본롯데에 넘겨 규제를 피해갈 가능성도 있으나 최근 공정위가 해외계열사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다, 이전 ‘형제의 난’ 등으로 일본 기업이라는 시각이 팽배해진 상황에서 반롯데 정서를 다시금 부추길 수 있어 부담스럽다. 결국은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이 가장 적절하나 하늘만 바라보며 비가 내리길 기원하는 ‘천수답’과 같은 형국으로 마땅한 돌파구가 없는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최근 롯데쇼핑 주식을 담보로 거액의 자금을 대출받아 경영권 장악 싸움이 재연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롯데쇼핑 지분을 담보로 빌린 자금으로 다른 롯데계열사 지분을 사들여 경영권 탈환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기 때문이다.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작업을 본격화한 신동빈 회장은 주식 담보대출로 확보한 자금 1000억 원을 순환출자 문제 해소에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지배구조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빈 회장은 이번 주식담보 대출로 확보한 자금을 지주회사로의 전환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도 지난해 10월 지주회사 체제 전환 입장을 밝히면서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추는 차원에서 순환출자를 해소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롯데쇼핑이 지난 25일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신동주 회장은 이달 들어 4건에 걸쳐 미래에셋대우 등 은행과 증권사와 250만5000주에 대한 담보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종가(22만4000 원)를 기준으로 환산한 주식 가치가 약 5611억 원인 점을 고려하면, 신 전 부회장은 담보 인정 비율에 따라 3000억 원 안팎을 대출한 것으로 추산된다.

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2일 롯데쇼핑 주식 95만 주(지분율 3.02%)에 대해 KEB하나은행과 신규 담보 대출 계약을 체결했다. 신동빈 회장이 주식담보로 확보한 자금은 1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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