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를 해소하기 위해 개헌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개헌의 시기는 대선 전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반 전 총장은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가담회를 열고 “지금 개헌보다 더 중요한 개혁이 어디 있느냐”며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없애 한국의 미래 틀을 만드는 것 이상의 훌륭한 개혁은 없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반 전 총장은 개헌추진협의체를 구성하고 대선 전에 개헌을 추진해야한다는 견해다.
그는 “개헌에 동의하는 모든 정당, 정파의 대표들로 개헌추진협의체를 구성할 것과, 이를 중심으로 대선 전 개헌을 본격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고도 했다.
반 전 총장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개헌에 미온적인 점도 지적했다. 반 전 총장은 “민주당과 당의 유력 대권주자는 개헌하기에는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대선 전 개헌에 반대하고 있다”며 “시간이 없다는 건 핑계고, 그건 의지가 없다는 걸 얘기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현행 대통령제를 바꿔야하는 이유에 대해선 “헌법을 고쳐 승자가 독식하고, 제왕적 권력을 행사하는 현행 권력구조 바꿔야 한다”면서 “수명을 다한 5년 단임제 대통령제를 폐기하고 분권과 협치가 가능한 새로운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애초 ‘대선 전 개헌은 불가능’하다고 했던 본인의 주장에 대해선 “개헌을 대선 전에 하면 좋지만, 만약 대선 전에 불가능 하다면 6개월 또는 1년의 기간을 정해서 꼭 하겠다고 했는데 거두절미하고 대선 전에 불가하다고 보도됐다”고 해명했다.
반 전 총장이 ‘개헌 빅텐트’를 치기엔 지지율이 부족하다는 지적에는 “개헌추진협의체를 제안하는 거는 별개”라면서 “지지율은 많이 변하고, 앞으로 제가 하는 데 따라서 국민의 신임여부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제기된 의혹 대부분을 부인한 데 대해선 “현재 (박 대통령이) 집권 정지된 상황에서 바람직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