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CEO 만난 트럼프, 약값 인하에 일자리 창출 압박까지

입력 2017-02-01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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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약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모아 약값 인하를 요구했다. 동시에 일자리 창출 압박도 넣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J&J, 암젠, 머크, 화이자 일라이릴리 등 유수의 제약회사 CEO들을 만나 “현재 약값은 천문학적”이라며 “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줄곧 미국의 약값이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비판해왔다. 특히 메디케어(노인의료보험) 약값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규제 완화와 감세를 당근책으로 제시했다. 그는 “규제를 철폐해 식품의약청(FDA)의 신약 허가를 앞당기고 법인세를 낮춰 제약 회사가 미국에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약 산업이 미국으로 돌아오게 해야 한다”며 “그들은 미국에 약을 공급하지만 여기에서 만들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사실상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압박한 셈이다.

제약회사들은 일단 트럼프의 정책에 투자와 일자리를 늘리겠다며 화답했다. 암젠의 로버트 브래드웨이 CEO는 이날 “올해 미국에서 1600개의 일자리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이자의 이안 리드 CEO는 미국에서 약을 제조하라는 트럼프의 요구를 지지한다며 트럼프가 법인세를 전면 개편하면 미국 공장에 고용을 늘리는 것으로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머크의 케네스 프레이저 CEO는 “혁신적인 제품이 개발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이 인상깊었다”며 “제약 산업에서 미국 기업이 국제 경쟁력을 갖도록 하겠다는 것도 중요한 발언이라고 본다”고 했다. J&J의 대변인은 “국내 경제 성장을 위한 해법을 찾고자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FDA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완제품 의약품의 60%는 미국에서 생산된다. 다만 최근 몇 년간 수입 규모가 증가했다. 2005년 의약품 수입 규모는 390달러에서 2015년 860억 달러로 10년 사이 배로 늘었다. 또 의약품의 주성분인 활성 제약 성분의 80%가 국외에서 제조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항생제의 원료는 거의 전적으로 중국, 아니면 인도산이다. 미국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의약품 수입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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