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면세점 위기, 두산ㆍ한화ㆍSM면세점으로 번지나

입력 2017-02-01 10:12 수정 2017-02-0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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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동화, 대기업 매각엔 부정적” 최악엔 특허반납ㆍ청산… 출혈경쟁ㆍ중국인관광객 급감 신규 면세점 적자의 늪

동화면세점이 경영난에 빠져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관세청이 대기업 매각은 사실상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면세점 빅뱅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 과당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면세점이 더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 사업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중소ㆍ중견기업이 동화면세점 인수에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최악에는 특허 반납과 청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국내 면세시장의 전체 매출은 12조2757억 원으로 2015년(9조1984억 원)보다 33.5% 성장했다. 불과 1년 만에 3조 원 이상 시장 규모가 커졌다. 서울 지역의 시내면세점 전체 매출은 2015년 5조332억 원에서 2016년 7조1607억 원으로 42.3% 급증했다. 최근 2년 사이 시내 면세점은 6곳에서 13곳으로 늘어났다.

장밋빛 전망이 나돌던 면세점 업계에 암운이 던져졌다. 국내 최초 동화면세점이 위기에 빠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위기는 동화면세점만의 문제가 아니라 두산ㆍ한화ㆍSM면세점 등 타 면세점으로 번질 수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진단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동화면세점의 특허 매각 가능성에 대해 열어두고 있으나, 인수 주체 역시 중소ㆍ중견 기업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동화면세점의 내부 상황과 방식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동화면세점은 지난해 6월 호텔신라의 풋옵션(매도청구권) 행사로 지난달 19일까지 상환해야 할 715억 원을 갚지 못했다. 이에 따라 내달 23일까지 10% 가산된 788억 원을 상환해야 하지만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고, 계약에 따라 담보로 제공했던 동화면세점 주식 30.2%(57만6000주)를 추가로 내놓게 됐다.

동화면세점이 경영 악화로 제3의 기업으로의 매각이나 최악에는 특허 반납과 청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면세업 특성상 매각 시 사입 상품에 대한 재고 처리 역시 떠안아야 하는데 과연 가능한 중소ㆍ중견기업이 있느냐 하는 것도 불투명하다.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 위치한 동화면세점은 1973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시내면세점으로 중소ㆍ중견면세점이지만 루이뷔통 등 명품브랜드 매장을 입점시키며 성장해 왔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실적이 악화됐고 올해 들어서는 루이뷔통과 구찌 매장이 철수하고 전체 영업시간도 단축했다. 이런 상황에서 동화면세점이 중소ㆍ중견면세점이어서 대기업에 특허를 넘길 경우 문제의 소지가 있고, 독과점 논란도 발생할 수 있다.

동화면세점의 위기가 동화면세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중소ㆍ중견 시내면세점 2호점인 하나투어의 SM면세점의 실상도 마찬가지다. SM면세점의 일평균 매출은 4억 원 수준을 맴돌고 있다. SM면세점은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손실 208억 원을 기록했고, 4분기 또한 영업손실만 66억 원가량인 것으로 추산된다. 심지어, 최근 특허를 받아 문을 연 대기업 운영의 두산면세점 역시 적자를 면치 못하는 등 면세점 업계가 위기에 봉착해 있다.

중국 관광객의 급증 등으로 면세점 사업이 성장세를 거듭하면서 정부는 최근 2년 사이 서울시내 면세점을 6곳에서 13곳으로 늘려 출혈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실적 부진과 경영 악화에 직면한 면세점이 속출했다. 여기에 면세점 매출의 70~80%를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사드 배치 문제로 급감하면서 면세점의 위기가 더욱 심화하고 있다.

경영 악화에 빠져 제3의 기업 매각이나 특허 반납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은 동화면세점은 면세점 업계의 문제를 단적으로 노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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