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경제적 효과를 미국 새 행정부에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으로 전 세계적으로 무역 질서 붕괴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암참은 한미 FTA의 긍정적 효과를 미국 새 행정부에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암참은 1일 서울 여의도 본사 회의실에서 ‘한미 동맹의 새로운 시작과 암참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과 미국 양국 관계를 ‘윈-윈 파트너십’으로 구축해야 하며 트럼프 행정부에 이를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한미 FTA가 양국에 모두 이익이 된다는 점을 사실에 근거한 자료를 제시함으로써 근거없는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제임스 김 회장을 비롯해 제프리 존스 전 암참 회장, 존 슐트 암참 대표가 참석했다.
김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지금이야말로 국내 주요 이해 관계자들이 한미 FTA의 긍정적 효과를 사실에 근거해 홍보할 절호의 시점”이라면서 “양국이 윈-윈 파트너십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국내 다국적 기업들과 미국 내 주요 한국 기업들이 함께 노력해 한미 교역의 효과와 중요성을 양국 정부에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 사이에서 암참의 역할도 강조했다. 김 회장은 단순히 한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을 대변하는 것을 넘어서 미국에 진출하거나 진출을 모색하는 한국 기업들을 대변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미국 진출이나 미국 내 사업 확대를 원하는 기업들을 암참 회원사로 적극적으로 유치해 협력 관계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암참 측은 이미 700여 개 회원사 중 40%가 비(非) 미국 국적의 기업으로 이중 상당수가 한국 기업이라고 밝혔다. 그중 CJ와 풍산 두산 등이 회원사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에는 현대자동차도 회원사로 등록했다고 전했다.
암참은 조만간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에 한미 FTA가 한국과 미국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음을 전달할 예정이다. 암참에서 37년간 활동한 제프리 존스 전 회장은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에 한국이 한미 FTA를 완벽하게 준수하고 있다는 것을 대변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특히 새로 출범할 정부와 매우 신중하게 협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존스 전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 기조를 보호무역주의로 보는 것은 오해”라며 “미국 우선주의에 초점을 맞춰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스 전 회장은 한미 FTA 재협상의 전망을 묻는 말에 “크게 우려하지는 않는다”면서 “특히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탈퇴 결정과 연관 지어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다자간 무역협정보다 양자 간 무역협정을 지지한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기간 한미 FTA를 비판해왔다는 점으로 미뤄봤을 때 한국은 FTA에 있어서 충실한 조약 이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김 회장은 한국 정부에 ‘규제 완화’를 주문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활발히 활용되는 구글맵이 한국의 규제에 가로 막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한미 FTA의 완전한 이행을 위해 ‘한국만의 갈라파고스 규제’ 등 해결 과제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정치 상황이 향후 한미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에는 “이런 중요한 시기에 한국의 리더가 부재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고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30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제임스 매티스 신임 미국 국방장관이 첫 해외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