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 행정부 장관 인준이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상원은 1일(현지시간) 렉스 틸러슨 전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의 국무장관 인준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56 반대 43으로 통과시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에 틸러슨은 트럼프 정부 초대 국무장관으로 외교를 책임지게 됐다.
틸러슨은 온갖 우여곡절 끝에 의회 관문을 넘었다. 민주당은 무슬림 7개국 국민의 입국을 90일간 금지하고 난민수용을 제한하는 트럼프의 지난 27일 행정명령에 강하게 반발해 이날 표결에서도 틸러슨은 민주당 상원의원 중 4명의 지지만을 얻었다. 이는 적어도 50년래 국무장관 인준 가운데 가장 여야 대립이 극명했던 경우라고 WSJ는 강조했다. 최근 국무장관 인준 표결에서 틸러슨에 이어 가장 많은 반대표를 받은 2005년의 콘돌리자 라이스도 13표에 불과했다.
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도 틸러슨이 엑손모빌에 있을 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였던 것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틸러슨은 취임하자마자 험난한 과제를 신속하게 수행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트럼프의 반이민정책에 반발하는 수백 명에 달하는 국무부 관리들을 진정시켜야 한다. 또 지금까지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고문과 트럼프의 사위이자 백악관 고문인 재러드 쿠슈너로부터 외교정책 주도권도 찾아야 한다.
한편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내정자와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지명자, 톰 프라이스 복지장관 내정자 등은 이날 상원 상임위원회 관문을 넘었다. 상원 법사위원회가 세션스 인준안을, 재무위는 므누신과 프라이스 인준안을 각각 통과시켰다. 다만 민주당이 므누신과 프라이스가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틀째 인준 표결을 보이콧해 공화당이 단독으로 재무위를 열어 표결하는 등 진통이 계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