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차량공유서비스 업체인 우버의 트래비스 칼라닉 최고경영자(CEO)가 백악관 경제자문단에서 빠진다고 2일(현지시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반대하는 미국민들이 늘어나면서 CEO가 경제자문단에 참여하면 우버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칼라닉 CEO는 전 직원에 보내는 이메일에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했다”며 “백악관 경제자문단에 합류하는 것이 그의 정책을 지지하는 것은 아닌데, 그렇게 오해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정부의 경제자문위원회에서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통령은 7개 무슬림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을 90일간 중단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그러자 애플,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넷플릭스 등의 CEO는 앞장서서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대를 표명했다. 단순한 의사 표명에 그치지 않고 난민 단체에 기부하거나 법적 문제를 지원하겠다는 나서는 기업도 많았다. 그러나 칼라닉 CEO는 적극적으로 성명을 내지 않고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이 조치는 무고한 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백악관 경제자문단 회의 때 대통령에게 이 문제를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행정명령이 발동된 다음 날인 28일 트럼프의 입국금지령에 항의하는 의미로 뉴욕시 택시노동조합은 JFK공항에서 한 시간 동안 파업을 했다. 이때 우버 택시는 규정요금보다 싼 요금으로 영업에 나섰다. 여기에 더해 우버 측이 성명 발표에도 소극적이고, 칼라닉 CEO가 경제자문단에 참여한다는 사실도 알려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우버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 그 결과 우버 불매 운동까지 일었다. 페이스북에 #DeleteUber를 태그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칼라닉 CEO가 태도를 바꿔 경제자문단에서 빠지기로 한 이유다. 그는 “이민 정책에 대한 변화를 꾀하는 많은 방법이 있지만 경제자문단에 합류하는 것은 그렇게 좋은 길을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실리콘밸리 기업인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CEO는 아직 경제자문단에 남아 있다. 그는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하지만 경제자문위원회 내에서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고 트위터에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