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러려고”...사고치는 트통령 뒤처리반 된 라이언과 매케인

입력 2017-02-0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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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일 계속되는 트위터 파문에 폴 라이언 미국 하원의장과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의 역할이 갈수록 난해해지고 있다. 트럼프가 막무가내식 행보로 동맹국과의 사이에 긴장감을 키우면 두 사람이 뒷수습을 하는 식이다.

공화당 중진인 라이언 의장과 매케인 상원의원은 호주와 러시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정책에 대해서도 뒤처리를 하느라 진땀을 뺐다. 이는 공화당 일각에서 고조되는 트럼프의 외교 정책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2일 전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한 지 벌써 2주. 그동안 매케인은 트럼프에 대한 강한 비난과 립 서비스를 번갈아 하며 균형을 잡아왔고, 라이언 의장도 이에 뒤지지 않게 트럼프를 강하게 칭찬하는 한편 가볍게 꾸짖는 등 중재자 역할을 해왔다.

가장 최근에 두 사람이 진땀을 뺀 건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호주 맬컴 턴불 총리와의 전화 회담을 엉망으로 만든 뒤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턴불 총리는 난민 수용을 둘러싸고 전화 회담을 했다. 그러나 원래 1시간으로 예정돼 있던 양국 정상의 전화 회담은 겨우 25분 만에 끝났다고 한다. 트럼프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턴불 총리가 맺은 난민교환협정을 강하게 비판한 탓이다. 통화 후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믿을 수 있는가. 오바마 정부가 호주로부터 수천 명의 불법 이민자를 받아들기로 합의했다”며 “이런 멍청한 협상에 대해 검토할 것”이라는 트윗을 남겼다. 같은날 트럼프는 일본 아베 신조 총리,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통화했는데, 소통이 원활하지 않자 “턴불 총리와의 통화가 가장 최악”이라고 턴불 총리에게 대놓고 막말을 퍼부으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고 한다.

앞서 미국과 호주 정부는 작년 11월 호주로 온 밀항자를 미국으로 이주시키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난민 입국을 일시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 턴불 총리가 전 정권에서의 합의 사항을 준수하라고 촉구하자 트럼프는 “호주는 테러범을 미국에 수출하려 한다”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상황을 악화시켰다.

턴불 총리는 전화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당시 전화 회담과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겠다”며 “우리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도록 아주 솔직한 대화를 했으며 양국의 동맹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호주에서는 미국이 자국을 푸대접한 것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호주 총리와의 막말 통화가 보도되자 공화당 측은 난감해졌다. 이에 매케인 의원은 미국 주재 호주 대사관에 바로 전화를 했고, “양국의 동맹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라이언 의장은 더 신중했지만 트럼프의 호주를 둘러싼 트윗을 은근히 비판했다. 라이언 의장은 2일 기자 회견에서 “미국과 장기간 동맹 관계에 있는 호주가, 새로운 대통령과 미국과의 관계를 우려할 필요는 없다”며 호주 측을 두둔했다.

백악관은 2일 늦게서야 호주 측과 접촉해 사태 수습에 착수했다. 백악관 당국자에 따르면 트럼프는 미국 주재 호주대사관에 최측근인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스티브 배넌 수석고문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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