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루케이 전 이사였던 고영태 씨와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국정 농단 파문이 불거진 뒤 처음으로 법정에서 재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6일 열린 최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9차 공판에 고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최 씨를 대면했다.
8시간에 걸친 공판에서 사생활까지 거론되며, 치열한 신경전을 펼쳐졌다.
최 씨가 "포스코에 갈 때 '고민우'라고 명함을 파서 갔지 않냐"며 "개명 당시 고민우라고 하려고 했는데 마약 전과 사실이 나와서 못했지 않느냐"고 캐묻자, 고 씨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최 씨가 "신용 불량 걸려 있어서 통장 거래가 안 됐지 않냐"고 하자 고씨는 "모르는 얘기"라고 했다.
최 씨가 고 씨의 사생활을 들추며 목소리를 높이자, 최순실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도 고씨를 몰아붙였다.
이 변호사는 "헌법 재판소의 탄핵 심판 사건에선 박근혜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고 씨와 최 씨의 불륜이 이번 사태의 발단'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고 씨는 "그것에 대해 답변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신성한 헌재에서 그런 말을 했다니 역겹고 한심하다"라고 응수했다.
또 "인격적인 모독을 하는 게 대통령 국가원수 변호인단이 할 일인가"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고 씨는 이날 K스포츠재단과 더블루케이의 실제 운영자가 최 씨라고 지목하며 "내 회사였으면 내가 잘릴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증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