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중개지원대출 강화한다더니...실적은 감소

입력 2017-02-0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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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중개지원대출 확대 시급하다는 주장 높아

▲한국은행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신년 계획으로 금융중개지원대출 확대를 밝혔지만, 실제 대출 실적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활용방안 조차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이 신용공급 확대에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7일 한은에 따르면 올 1월 말 현재 금융중개지원대출 실적 규모는 전월 대비 785억 원 줄어든 17조25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이란 은행으로 하여금 중소 중견기업 등에 대한 대출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대출 취급 실적에 비례해 한은이 시중은행에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하는 제도다. 현재 대출 금리는 프로그램별 0.5%에서 0.75%를 적용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무역금융지원은 전달에 비해 262억 원 감소한 1조5843억 원으로 떨어졌고, 영세자영업자지원은 505억 원으로 12억 원 줄며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창업지원은 2조5021억 원으로 전달 대비 무려 1575조 원 감소해, 4개월 연속 내림세다. 이에 반해 설비투자지원은 7조2131억 원으로 전달에 비해 1064억 원 늘었다. 다만, 설비투자지원은 신규지원이 종료되며 앞으로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한은 측은 예상이다.

한은 관계자는 “무역금융지원은 지난해 수출 부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됐고, 영세자영업자 지원은 국민행복기금 보증 심사가 강화된 까닭이다. 일반 창업은 경기 부진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설비지원은 지난해 12월 신규 지원이 종료되면서 방향성은 내려가는 쪽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대출 실적의 감소는 한은이 올해 금융중개지원대출 확대를 천명했다는 점에서 다소 의외란 평가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신년사를 통해 “금융중개지원대출을 적극 활용하겠다”면서 “기업구조조정의 영향으로 자금조달에 일시적 어려움을 겪거나, 고용 증대에 기여하는 중소기업 등에 대한 자금지원을 확대하고, 금융ㆍ경제 여건이 크게 바뀐 만큼 한은의 대출제도의 개편을 중ㆍ장기적인 시계에서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31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는 “기업구조조정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게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확대할 것”이라며 재차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이를 결정하는 금통위의 움직임은 더디기만 하다. 새해 첫 금통위에서 금융중개지원대출의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는 찾아볼 수 없었다.

1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는 한 금통위원의 “금융중개지원대출을 비롯한 신용정책의 역할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 등 당행이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언급이 유일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임 금통위원은 “최근 통화정책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며 “한은은 금융중개지원대출의 적극 활용과, 한도를 늘리는 방안까지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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