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공제회 첫 의결권 외부자문…기관 ‘스튜어드십 코드’ 속도낼까

입력 2017-02-0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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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선정 내달 주총 의안부터 행사… 의사결정 과정 공개 부담에 도입 눈치

행정공제회가 국내 공제회 중 처음으로 의결권 외부자문을 받는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미루는 상황에서 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 등 주요 기관의 의결권 행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행정공제회는 의결권 외부자문 기관으로 한국기업지배구조원(CGS)을 선정하고 최종 계약을 마쳤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주주총회에 올라오는 의안부터 CGS의 조언을 받고 의결권을 행사하게 된다.

행정공제회 관계자는 “삼성물산 합병 논란 등으로 기관의 의결권 행사에 관심이 커진 만큼 외부자문 도입을 통해 보다 전문성 있고 투명한 의결권 행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행정공제회 운용자산 규모는 8조 원 수준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사실 행정공제회는 중요하게 의결권을 행사할 만큼 비중있게 들고있는 자산이 없다고 볼 수 있지만 공제회 중 처음으로 앞장서서 외부 자문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모범사례”라며 “자산운용 규모가 더 큰 공제회나 보험사 등으로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운용자산 기준으로 공제회 중 1·2위인 교직원공제회(26조 원)와 군인공제회(9조 원)는 아직 의결권 외부자문을 받고 있지 않다. 550조 원 규모 국민연금은 수년 전부터 의결권 외부자문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 모두 기관의 의결권행사 지침인 스튜어드십코드는 도입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행정공제회도 의결권 외부자문 기관을 두긴 했지만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은 아직 검토 단계다.

의결권 외부 자문을 받으면 내부적으로 의안에 대한 평가 정보를 활용만 하고 공개할 필요는 없지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면 기관의 정보 공개 범위가 넓어져 부담이 커진다. 2015년 국민연금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주총 안건에 대해 당시 의결권 자문기관이었던 CGS에서 ‘합병 반대’ 권고를 듣고도 찬성표를 던져 논란이 됐다. 스튜어드십코드가 도입되면 자문의견과 다른 의결권을 행사한 이유와 의사결정 과정 등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최근 특검 수사 등으로 내부 사정이 복잡한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다른 기관들도 눈치를 보는 상황이다. 도입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 최고 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 결정이 필요하지만 문형표 이사장이 구속되고 이원희 기획이사가 직무대행을 맡은 상황이라 검토가 어렵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튜어드십코드는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내용이 많다”며 “국민연금이 먼저 나서지 않는 것을 은근히 바라는 기관들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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