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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민 전 더블루케이 대표가 7일 법정에 나와 “인간의 탈을 쓰고 있다고 모두 사람이 아니다”라며 회사 실소유주인 최순실(61) 씨를 비난했다.
조 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최 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10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더블루케이 대표를 지낸 조 씨는 “사람이 사람다우려면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고 모면하려 하지 말고 잘못을 시인하고 사죄해 합당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포스트잇, 책상 구매하고 비품 구하는 일 등 상세한 것까지 최 회장이 하나하나 지시했다”며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들면 질책하고 인격 모독한 걸로 봤을 때 최 씨가 실 소유주이자 지배자라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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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조 씨는 자신이 회사의 ‘바지사장’으로 어떻게 지냈는지를 상세히 진술했다.
최 씨는 일방적으로 조 씨에게 상명하달식으로 지시하고, 업무 지시 내용을 세세하게 확인했다는 내용이다. 조 씨는 “보통 최종 일까지 세 개의 프로세스가 있다면 (일련의) 프로세스를 생각하면서 진행하는 게 일반 회사 방식”이라며 “최 회장은 A를 지시했으면 A만 해야지 그 이상 하면 ‘왜 시키지도 않는 일을 하느냐’고 꾸짖고 모멸감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사였던 고영태와 본인이 더블루케이를 주도한 게 아니냐’는 최 씨 측 변호인 질문에 “화장실 가고 밥 먹는 것만 의사결정이 가능했다”며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집기류 구매 등 소소한 것부터 사업계획까지 모두 최 씨의 지시대로 이뤄졌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더블루케이는 최 씨가 자본금을 내 사실상 지분 100%를 보유한 곳으로, K스포츠재단이 추진하는 사업과 관련해 매니지먼트와 컨설팅 계약을 체결한 업체다. 이번 사태를 통해 K스포츠재단에 지원되는 국가 예산을 빼돌리는 창구로 지목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