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는 7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어 위 사장을 임기 2년의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위 사장은 신한은행의 임원추천위원회, 이사회를 거쳐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위 사장을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낙점한 직후 “조용병 현 행장처럼 중립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 신한금융의 차기 회장이 된 만큼 자회사 사장은 철저히 능력 위주로 뽑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권의 의견은 분분하다. 1년 터울의 전혀 다른 경영 스타일을 가진 차기 주자들이 온전히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공존한다.
위 사장은 지난달 말 진행된 신한금융 차기 회장 최종 면접에서 조 행장이 되는 게 바람직하며 조력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돌연 후보자를 사퇴했다. 이는 신한은행장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일각에서는 신한지주와 신한은행의 이익이 배치될 경우 중립 성향의 조 회장 내정자가 소신과 색깔이 강한 위 행장 내정자를 이끄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위 사장은 도전을 즐기는 공격적인 경영자로 알려졌다.
위 사장은 2013년 신한카드의 사령탑을 맡을 당시 금융권에 생소했던 디지털 혁신을 선도했다. 실물 카드가 없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카드를 출시하고 판(FAN) 브랜드를 만들어 신한금융 전체 멤버십 플랫폼 브랜드로 키울 만큼 성공을 거뒀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 하나금융 등 경쟁사들의 추격이 그 어느 때보다 위협적인 상황에서 위기가 닥친다면 전혀 다른 스타일의 두 사람 사이가 삐걱거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배구조가 다르지만, KB금융이 과거 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갈등으로 혼란을 겪은 바 있다"고 지적했다.
조 행장과 위 사장은 2015년 신한은행장에 이어 최근 신한금융 차기 회장까지 경쟁자로 만났다. 위 사장은 1958년생으로 조 행장보다 한 살 어리다. 신한은행도 1984년 입행해 조 행장 1년 후배다. 조직에서 상하를 따지기 어려운 경력을 서로 가진 셈이다. 나아가 인사 관례상 위 사장이 은행장 이후 차기 회장 후보로 부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위 사장은 은행장이자 차기 회장 후보로 막강 권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따라서 지주사가 이를 의식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은행을 관리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지주 회장이 자회사 인사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마찰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