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보복성 조치에 얼어붙었던 여행주가 활기를 찾고 있다. 5월초와 10월초 연휴가 집중되는 소위 ‘황금연휴의 해’를 맞아 본업에서 실력발휘를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 주가는 연초 대비 21.7% 뛰었다. 같은 기간 모두투어 역시 18.5% 상승했다. 6일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을 발표한 모투투어는 7일 장중 3만4200원을 터치하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지난달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송출객 기록을 세웠다. 하나투어의 송출객은 53만2200명, 모두투어는 23만5400명으로 각각 지난해 1월 대비 15%, 11%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유럽과 남태평양 등 장거리 노선 중심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설 연휴에 힘입은 덕분이다. 장거리 노선 성장은 여행 상품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을 이끄는 긍정적 신호다.
특히 올해는 공휴일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황금연휴가 상·하반기에 포진해 어느 때보다 내국인 출국자(아웃바운드)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5월에는 근로자의 날, 석가탄신일, 어린이날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연휴가 있고, 10월에는 개천절과 추석, 한글날이 나란히 붙은 최장 10일의 추석 연휴가 기다리고 있다. 황현준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긴 연휴 효과로 송출객 규모가 늘고 장거리 여행 수요도 살아날 것”이라며 “ASP 상승 추세가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2·3·4월 패키지 예약의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하나투어 24%·32%·58%, 모두투어 27%·55%·59%를 각각 기록 중이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4월 패키지 예약 증가율은 아웃바운드 성장에 대한 시장의 높은 기대를 뒷받침한다”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여행업종에 대한 비중확대를 추천한다”고 전했다.
오는 9월로 예정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장도 여행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공급 측면에서도 항공노선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제2여객터미널이 완공되면 인천공항의 연간 여객처리능력은 기존 5400만 명에서 7200만 명으로 늘어난다.
다만, 본업의 견조한 성장세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자회사의 적자는 풀어야할 숙제다. 하나투어는 시내 면세점 사업이 발목을 잡고 있다. 갈수록 거세지는 시내 면세점 사업 경쟁 속에 SM면세점의 영업적자는 지난해 3분기 66억 원, 4분기 70억 원(추정)대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모두투어도 올해 호텔사업과 자유투어의 부진을 끌어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다. 황 연구원은 “본업 호황 속에서 자회사의 실적 개선 여부가 주가 흐름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