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10년 후 당신의 직업은?

입력 2017-02-0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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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영 메리메이드 코리아 대표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이 융합하는 4차 산업혁명으로 5년 후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15개국의 일자리 총 500만 개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년 후 모든 일자리는 인공 지능이 일부 대체할 것이라는 정부 발표도 있다.

미래의 일자리 환경은 개인과 기업이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돼 가고 있다. 어느 직업이 사라질지, 자신의 업무 중 어느 부분이 기계로 대체될지 미리 알고 대비하는 것이 생존의 조건이 됐다.

청소 산업 역시 예외가 아니다. 내가 몸담고 있는 세계 최대 집청소 프랜차이즈 메리메이드의 창업주 달렌 피터슨은 1979년 부인과 어린 자녀들과 함께 청소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대기업 중역 자리의 유혹을 마다하고, 남이 시작하지 않은 분야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그가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미국 사회의 변화였다. 1980년대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그는 가사 대행 서비스 산업이 붐을 이룰 것이라 보았다. 그의 예측은 적중해 1988년 회사 가치를 2500만 달러로 성장시켰다. 결국 세계 최대의 서비스 회사 서비스마스터에 우호적으로 매각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IT 강국답게 스마트폰 앱을 통해 고객과 서비스를 직접 연결하는 O2O 플랫폼 사업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에는 택시나 대리운전, 배달, 세탁을 넘어 청소 사업에도 진출했다.

그러나 몇 년 전 미국의 한 집청소 브랜드가 O2O 플랫폼으로 실패한 사례는 청소 분야에서 자동화·표준화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잘 말해 주고 있다. 고객들의 가장 큰 우려는 청소 전문가에 대한 인간적인 신뢰감이었다. 배달이나 세탁, 대리운전과 달리 청소는 대체 불가능한 인력일 경우가 많다. 고객의 개인적 요구와 만족도는 기계적으로 표준화될 수 없는 것이다. 구석구석 세심히 배려해 주는 서비스는 오로지 따뜻한 마음과 영혼을 가진 사람의 몫인 것이다.

결국 지금 내가 하는 일에서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집중할 때, 10년 후에도 살아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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