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대우조선, 어떤 선택도 가능… 현대상선이 좋은 예시”

입력 2017-02-08 16:07 수정 2017-02-0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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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8일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만기와 관련 “분명히 말할 것은 어떤 선택도 예외로 둘 수 없다”며 “현대상선도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대우조선해양의 유동성을 어떻게 확보할지, 이 사태를 가장 적절하게 해결할 수 있는지 금융당국과 산은이 많은 고심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4월 4400억 원, 7월 3000억 원, 11월 2000억 원 등 올해 총 94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그러나 올 들어 단 한 건의 신규수주 계약도 체결하지 못하고, 소난골 협상이 한창 진행 중이어서 유동성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회사채 만기 관련 사채권자 고통 분담 여부에 대해 “최선의 노력을 하지 않고 (사채권자와)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투자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면서도 “가변적인 상황이 있다면 어떤 선택도 드롭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중은행 금융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회장은 “새 시중은행이 참여해서 지원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독립성 문제 등 쉽지 않다”며 “신규자금 지원은 누구도 장담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시중은행 (금융지원) 참여 문제는 2015년 6월 말 수준으로 대우조선해양의 여신 한도를 유지하라는 논의를 할 수 있다”며 “시간이 흐르면서 시중은행의 여신 축소가 국책은행의 업보처럼 전이된 것을 금융당국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앞서 대우조선해양의 여신 한도를 축소하지 않도록 요청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2015년 하반기부터 대우조선해양의 여신 회수 및 여신 한도 조정을 하지 않고 있다”며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의 처리가 간단치 않은 문제라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 2015년 10월 서별관회의에서 산은 및 수은의 4조2000억 원 지원이 결정된 뒤 지난해에만 대우조선해양에 3조5000억 원이 투입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지원 자금으로 하청업체 대금 지급, 인건비, 영업자금 등 배 66척을 인도했다. 이로 인해 상환된 재원은 약 9조 원에 달한다.

이 회장은 “3조5000억 원의 재정 투입으로 약 9조 원이 상환됐다”며 “현재 114척의 수주 잔량을 완성하면 23조4000억 원과 7조 원이 넘는 RG 상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의 (처리 여부는) 선택하기 어려운 입장”이라며 “다운사이징, 소프트랜딩 이상을 말하기 어렵고, 최선의 선택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난골 드릴십 인도 협상은 구체적인 단계로 올라섰다며, “인내심을 가져 달라”고 밝혔다. 협상 관련 사항이 공개되면 상대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소난골 협상에 현대상선 협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외국 전문가가 투입됐다”며 “상반기까지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가가 65달러를 넘어서면 의외로 빨리 진행될 수 있고 하락하면 협상이 늦어질 수 있다”며 “소난골 문제가 굉장히 어렵지만 매듭의 골격까지 건졌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상장 여부와 시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회장은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3월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대외적인 신뢰, 수주 활동에서의 신뢰 등 가장 우선적인 사안이 상장”이라고 했다.

다만 “이 과정이 우리 생각과 달리 수주 절벽, 경영 악화 등 현실적인 장애가 있을 수 있다”며 “점진적으로 이 부분을 해소하면서 3월 상장 목표가 늦어질 수 있지만 상장 요건은 갖추어져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원칙은 국민 혈세를 함부로 투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최선의 노력을 하고 일정 시점에서 금융당국, 국회와 논의해 좋은 대안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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