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계열 광고사 포레카 지분 강탈 혐의로 기소된 차은택(48) 씨가 재단과 검찰, 국가정보원 등을 언급하며 “(컴투게더가)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질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의 심리로 8일 열린 차 씨 등에 대한 4차 공판의 증인으로 나온 김경태(39) 전 모스코스 이사는 이 같은 취지로 증언했다. 김 씨는 차 씨와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이날은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씨는 “차 씨가 재단, 국정원, 검찰을 언급하며 ‘이 시대를 좌지우지하는 사람들’이다.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질 수 있다”고 했냐는 검찰의 질문에 “놀라운, 무서울 수 있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답했다. 김 씨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검찰이 재차 따져 묻자 “마음이 불편해서 말 못한다”고 했다. 김 씨는 차 씨의 지시를 받아 포레카 인수협상대상자였던 컴투게더에 포레카 지분을 내놓으라고 압박했던 인물이다.
김 씨는 또 차 씨로부터 '모스코스 뒤에 힘 있는 어르신이 있다고 말하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차 씨는 김 씨에게 “한 사람이 아니고 재단이다. 재단으로 표현하라. 힘 있는 어르신이다. 정부가 후원하는 단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분들이 모스코스를 도와준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씨는 이에 대해 “(컴투게더와의 협상이) 원활하지 않을 것 같아서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차 감독에게 물어봐 전달받았다”고 했다. 다만 당시 배후에 최순실(61) 씨가 있는지는 몰랐다고 했다.
그는 이에 대해 일반적인 협상 과정에서 불필요한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차 씨로부터 이 말을 전해들은 김 씨는 컴투게더 한상규 대표와의 협상 자리에서도 ‘어르신’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김 씨는 “나중에야 ‘이게 뭔가 잘못됐구나. 좀 페어하지 않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후회했다. 이날 증인으로 나선 송성각(59)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도 ‘차 씨의 말을 걱정되는 마음에 한 대표에게 전한 것 뿐’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묻어버린다’, ‘세무조사’ 등 각종 위협의 말은 모두 차 씨에게서 들은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차 씨는 이러한 주장을 부인하며 최순실 씨 지시로 움직였다고 했다. 차 씨는 김 씨를 직접 신문하며 “나는 청와대나 국정원을 말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씨가 운영하던 회사인 크리에이티브아레나 직원들의 월급을 최 씨로부터 현찰을 받아서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모스코스 폐업을 지시한 것도 최 씨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