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증권사로 투자정보 유출 정황

입력 2017-02-09 08:33 수정 2017-02-0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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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자금운용 기밀이 국내 대형 증권사인 N사로 유출됐다는 의혹이 증권시장에서 제기된다. 정보를 유출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직원이 N증권사로의 이직을 추진했기 때문에 이 증권사로 기밀이 흘러갔을 것이란 추측에서다. 지난 2013년에 벌어진 정보 유출 사건도 비슷한 패턴으로 이해관계가 있는 자산운용사로 흘러갔다는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더하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국민연금 내부감사에서 공단 웹메일을 통해 외부로 기밀자료를 전송한 3명 모두 대체투자에서 근무하거나 근무했던 경력이 있는 운용역들로 확인됐다.

이들이 외부로 전송한 기밀자료는 위원회 부의안건ㆍ프로젝트 투자자료ㆍ투자 세부계획 등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핵심 사안들이다. 또한 이들은 외장하드나 개인노트북에 기금운용 내부 자료를 저장해 외부로 반출했다. 이는 기금운용 기밀유출 금지와 비밀엄수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자료가 유출된 시점은 2016년 11월에서 12월 사이다.

특히 이번에 기밀을 유출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직원 3명은 퇴직 예정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퇴직을 앞두고 이직이 예정된 증권사로 기밀 유출을 계획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실제 3명 중 A 전(前) 국민연금 실장은 국내 대형 증권사인 N증권사의 사모투자(PE) 본부장으로 이직할 예정이었다. 다른 2명도 A씨가 이직한 이후 같은 증권사로 옮길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13년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연금의 자산배분 전략을 담은 대외비 보고서가 전직 국민연금 간부였던 자산운용사 대표의 손에 전달된 것이다. 이해관계가 있는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로 기밀이 흘러갔을 것이란 추측은 이런 전례에 근거한다.

국민연금은 기밀정보의 최종 유출처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여러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된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는 것은 국민연금도 이 기밀자료가 금융회사로 흘러갔을 가능성을 배제하지못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해당 증권사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내부 자료가 유입됐는지 우리는 알 수 없는 사항”이라며 “그들이(국민연금 운용역) 집에서 일을 하기 위해 내부자료를 다운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증권사까지 연관돼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은 확대 해석”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증권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 PE 사업을 증권사와 합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 관계자를 영입하려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오래 전부터 진행했던 사안"이라며 "사전모의와 같은 추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연금 전 실장의 영입을 위해 N증권사의 고위 간부들이 접촉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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