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분교 무산…지역 부동산 ‘출렁’

입력 2017-02-0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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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시 양정역세권 개발 차질 불가피…달아오르던 배곧신도시 분양도 주춤

서울 유명 대학들이 분교 설립을 내걸면서 부동산 호황세를 보이던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경기도 남양주시는 서강대 측의 협약 불이행을 이유로 서강대에 우편으로 캠퍼스 건립 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서강대는 남양주도시공사와의 협약에 따라 지난해 10월 교육부에 대학 이전 승인을 신청했어야 했지만 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 서강대 측은 캠퍼스가 들어설 양정역세권 개발사업의 이익금 가운데 500억 원을 대학에 재투자하는 내용을 포함해 재협약하자고 제안하면서 교육부 신청을 보류해왔다.

하지만 남양주시는 서강대 측의 재협상 제안을 거부하고 90일 이내에 절차를 이행하라고 통보, 이후 반응이 없자 이번에 협약 해지를 공식 통보했다.

서강대 캠퍼스 건립이 무산됨에 따라 양정동 일대 176만㎡에 주거·상업·교육·문화·R&D 등 자족기능을 갖춘 교육연구복합도시를 건설하려는 양정역세권 개발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사업부지의 대부분이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인데, 국토교통부가 그린벨트 해제 조건 가운데 하나로 서강대 캠퍼스 건립을 들었기 때문이다.

남양주시는 조만간 국토부와 협의해 양정역세권 개발 계획을 변경하는 한편, 새로운 대학 유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하지만 새로운 대학을 찾기가 순탄치 않아 사업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강대 남양주캠퍼스 사업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이 지역 부동산 투자자들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지역 핵심 사업 중 하나가 무산되면서 상승 여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양정역 일대는 개발 기대감에 최근 몇 년사이 토지가격이 3.3㎡당 2~3배 급등했다”면서 “하지만 서강대 캠퍼스 유치가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 수요가 실종된 상태”라고 말했다.

국내 최고 대학인 서울대학교가 시흥캠퍼스를 조성하기로 하면서 주목받았던 배곧신도시 역시 캠퍼스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주춤한 모습이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지난해 10월부터 학교 본부를 점거하고 현재까지 120일 넘게 시흥캠퍼스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에 총장을 비롯한 학교 측은 긴급토론회 등을 열었지만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서울대와 시흥시는 여전히 사업추진을 장담하고 있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배곧신도시는 서울대 캠퍼스 계획 발표 이후 부동산시장이 달아오르면서, 현재 공동주택용지 12곳 가운데 9곳이 분양 완료됐다. 주상복합용지와 단독주택용지도 모두 분양을 마쳤다. 이들 주거용지 분양 호재는 단연 서울대의 이전이다.

하지만 사업 추진이 지연되면서 인근 분양권 프리미엄이 떨어지는 등 영향이 나타나는 상황이다. 때문에 ‘배곧신도시지역특성화타운’이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의 대주주인 한라도 입장이 난처해졌다. 한라 관계자는 “현재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서울대 캠퍼스는 잘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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