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미·일 정상회담 앞두고 긴장...트럼프, ‘엔저’ 문제 삼을까

입력 2017-02-0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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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제 외환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번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미·일 정상회담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본 측은 회담에서 아소 다로 부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주도의 새로운 미·일 경제 회담의 틀을 제안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통상정책과 관련해서는 환율에 대한 논의의 행방이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상대국이 (자국의) 통화 가치 하락을 유도하는 것을 엄격하게 제한해 가겠다”고 말하고 같은달 31일에는 “(중국과)일본이 시장을 조작했고, 우리는 얼간이처럼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며 일본을 환율조작국으로 몰아세웠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미즈호증권 투자정보부의 유이 겐지 수석 FX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미국 통상 정책에 있어서 환율 정책은 불확실성이 높고, 경계감이 강하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달러 약세를 내세우고 있지만, 아베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또다른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의 회담에서 엔화 약세를 적극적으로 문제삼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라보방크의 제인 폴리 수석 외환 전략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상당히 공격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는 일본 엔화가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폴리 전략가는 “일본은행(BOJ)에 따르면 실효환율 기준 엔화 값은 2년 전에 1973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달러가 엔·유로 등 주요 통화에 비해 고평가된 것과 비교하면 일본은 매우 유리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9일 오후 2시53분 현재 엔화는 달러에 대해 112.24엔을 기록 중이다. 유로에 대해선 119.88엔을 나타내고 있다. 폴리 전략가는 “양국 회담이 다가옴에 따라 환율이 어떻게 움직일지 점치기는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전 정권의 강달러 방침을 뒤집고 달러 약세 유도를 조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본인도 어느 쪽이 미국 경제에 유리한지에 대해선 확신이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새벽 3시에 전화를 걸어 거시경제와는 거리가 먼 마이크 플린 국가안보 보좌관에게 달러 정책을 자문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트럼프가 월가 출신 내각 인사들과 부동산 사업 시절 알게 된 지인도 많은데 굳이 새벽에 국가안보를 담당하는 플린에게 경제 자문을 한 것은 그만큼 달러 강세와 달러 약세를 놓고 고민에 빠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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