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인물사전] 50. 인예순덕태후

입력 2017-02-1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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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셋 왕위에 올려…안산 김씨 세도가 인주 이씨로

인예순덕태후(仁睿順德太后) 이씨(?~1092)는 고려 문종의 제2비이다. 지금의 인천광역시 출신으로 아버지는 중서령 이자연, 어머니는 평장사 김인위의 딸이다. 문종의 제3비 인경현비(仁敬賢妃), 제4비 인절현비(仁節賢妃)가 모두 자매이다. 과거에 급제한 평범한 문신인 이자연이 딸을 세 명이나 납비(納妃)할 수 있었던 것은 당대 제일의 세도가라 할 수 있는 안산 김씨 김은부의 처조카였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김은부는 공주절도사 출신으로 거란의 침입으로 남하한 현종을 보필한 공을 인정받아 딸 셋을 왕비로 들인 바 있다.

태후는 처음 궁에 들어가 연덕궁주(延德宮主)로 불렸으며, 1047년 맏아들 왕훈(순종)을 낳고, 1049년 둘째아들 왕운(선종)을 낳은 뒤 1052년 왕비로 책봉되었다. 1054년 장남이 태자로 책봉되면서 그녀의 지위는 더욱 공고해졌다. 이후 그녀는 숙종, 대각국사 왕후, 상안공 왕수, 보응 승통 왕규, 금관후 왕비, 변한후 왕음, 낙랑후 왕침, 총혜수좌 왕경과 적경궁주, 보령궁주 및 어려서 죽은 공주 2명을 더 낳아 총 10남 4녀의 어머니가 되었다.

이 중 세 아들이 왕이 되었으며, 세 아들이 승려가 되었다. 그녀 이전에 혼인한 제1비 인평왕후(김은부의 맏딸인 원성태후 소생)는 자식이 없었다. 바로 이 부분이 안산 김씨의 세도가 인주 이씨의 영화로 바뀌는 지점이었다 할 수 있다.

1083년 37년간이나 재위에 있던 남편이 죽고, 장남(순종)이 즉위하였다. 그러나 순종은 아버지의 죽음을 지나치게 슬퍼하다 몸에 무리가 가 그해에 죽고, 다시 둘째아들(선종)이 왕위를 계승하였다. 선종은 1086년 어머니를 태후로 책봉하였는데, 각 도에서 모두 축하문을 보내었으며 예물로 바친 포목이 무려 10만여 필이었다. 멀리 탐라에서도 사신이 와 토산물을 바치며 축하하였다.

인예태후는 독실한 불교신자로, 아버지 이자연이 창건한 감로사를 원찰(願刹)로 삼아 자손 번성을 기도하였다. 1089년에는 아들 의천(義天)이 전래한 천태종의 사찰인 국청사를 짓고, 또 유가현양론(瑜伽顯揚論)을 은 글씨로 필사하였다. 1090년에는 왕과 함께 멀리 삼각산에 가 승가굴과 인수사 등을 방문하고 신혈사에 나아가 오백 나한재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1092년 왕과 함께 서경에 행차했다가 그곳에서 세상을 떠났다. 능은 대릉(戴陵)이며 1140년 성선(聖善), 1253년 효목(孝穆)이라는 시호가 추가됐다.

왕비 책봉문에 의하면 그녀는 “심덕(心德)이 아름답고 유순하며 품성 수양에 결점이 없다. 부부간의 화목을 이루었고 후손이 번성하였으며 부녀의 맡은 일에 능숙하여 모든 사람들이 흠모하였고, 현숙한 행실은 고대의 유명한 현부(賢婦)에 못지않았다”고 하여 그녀의 품성을 보여준다. 인예태후는 자손의 번성과 함께 훌륭한 아내와 어머니로서 인주 이씨의 번성, 나아가서는 고려 문벌귀족의 시대를 연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공동기획: 이투데이, (사)역사 여성 미래,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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