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영등포 쪽방촌 난로의 요셉의원

입력 2017-02-1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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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술을 ‘인술’이라 하는 이유

▲요셉의원이 문을 열길 기다리는 사람들.
▲요셉의원이 문을 열길 기다리는 사람들.
무상복지를 실현하는 병원이 있다. 병원장이 비선 진료로 나라 지원금을 두둑이 받는 곳도 아니다.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은 600여 명의 봉사자와 8000여 명의 후원자들로부터 든든한 지원을 받는다.

서울 영등포역 쪽방촌 귀퉁이에 자리 잡은 요셉의원이다. 이곳은 가톨릭 사회복지회 부설 자선 의료기관으로 올해 개원 30주년을 맞았다.

▲요셉의원을 찾은 환자가 틀니치료를 받고 있다.
▲요셉의원을 찾은 환자가 틀니치료를 받고 있다.
요일별로 내과, 외과, 치과 등 20여 개 진료과목을 두고 하루 평균 100명의 환자를 진료한다. 이 밖에도 음악치료, 인문학 강의, 영화포럼, 무료 급식, 이발, 목욕, 옷 나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외된 이들을 돕고 있다.

요셉의원에는 두 가지 부류가 있다. 봉사자와 환자. 처지는 다르지만 느끼는 마음은 같다. 바로 행복이다.

“사업에 실패한 분도 있고 몸이 아프다 보니 치료비 때문에 형편이 어려워진 분들도 많이 찾아온다. 항상 기쁜 마음으로 봉사하기 때문에 힘든 줄도 모르겠다”

봉사자들은 내가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사실에 오히려 힘을 얻고 간다고 입을 모은다. 몇 년 동안 일과 봉사를 병행하면서 이곳에 발길을 끊지 못하는 이유다.

환자들은 자신을 위해 조건 없이 손을 내밀어주는 이가 있다는 따뜻함에 연신 고개 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요셉의원의 환자 진료카드 보관실. 1987년부터 차곡차곡 쌓여 이제는 60만명을 넘겼다.
▲요셉의원의 환자 진료카드 보관실. 1987년부터 차곡차곡 쌓여 이제는 60만명을 넘겼다.
“이산가족이 남북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픈 몸으로 자식들한테 피해 주기 싫어 조용히 나와 연락도 끊고 살고 있다. 살 만큼 살았으니 고통만 없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병원을 찾아왔다. 지금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작은 것이라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요셉의원 독서실에서 열린 인문학 강의. 요셉의원은 환자들의 심리치료도 진행하고 있다.
▲요셉의원 독서실에서 열린 인문학 강의. 요셉의원은 환자들의 심리치료도 진행하고 있다.
▲수요일 저녁시간을 담당하는 치과 의료봉사자들.
▲수요일 저녁시간을 담당하는 치과 의료봉사자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마음으로 느껴지는 사랑의 에너지가 치료하고 받는 이들의 얼굴에 가득하다. 작은 병원 하나가 빛이 들지 않는 쪽방촌에 따뜻한 난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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