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방역당국에 전국이 ‘가축 무덤’... 돼지로 구제역 확산 초긴장

입력 2017-02-10 11:00 수정 2017-02-1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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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발생 80일간 3300만마리 살처분… 또 뚫린 구제역 A형 O형 동시에

조류인플루엔자(AI)·구제역이 확산되면서 전국이 가축들의 공동묘지가 되고 있다. 작년 11월 AI 발생 이후 전국 10개 시도 41개 시군에서 3300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AI에 이어 발생한 구제역도 4곳으로 확산돼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 충북 보은 한우 농가에서 신고가 들어온 구제역 의심축을 정밀검사한 결과 ‘O’형 구제역으로 확진됐다고 10일 밝혔다. 올해 들어 5일 새 4번째 구제역 확진이다.

앞서 보은의 젖소 농가와 충북 정읍 한우 농가, 경기 연천 젖소 농가에서 연이어 구제역이 발생한 바 있다. 현재까지 의심 신고는 100% 확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구제역은 서로 다른 바이러스 유형(O형과 A형)이 처음으로 동시에 나오면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갑작스런 구제역 발생으로 긴장한 방역당국은 AI 때와 같이 단계별 늑장 대응을 이어가는 중이다. 전국에 있는 소의 구제역 백신 항체형성률이 97.5%에 달해 확산은 없다고 발표했다가, 실제 발병 농가의 항체율이 10%대 이하로 나오자 이를 철회했다.

백신 수급과 재고량 유지에도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지만, A형 구제역이 나오자 뒤늦게 수입 조치에 들어갔다. 백신이 도착해 소에 접종하고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최소 3주 이상이 걸려 이번에도 골든타임을 놓치게 됐다.

2000년대 들어 8차례 발생한 구제역 피해로 살처분 보상금과 수매, 소독 등 뒤처리에 들어간 국민 세금은 3조3000억 원을 넘는다.

안이하게 제시했던 통계수치가 엉터리로 드러나고 구제역이 빠르게 퍼지자 정부는 전날 구제역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수도권과 여러 시도에 걸쳐 0형과 A형이 동시에 발병한 데 따른 조치다. 소에 대한 항체형성률이 낮아 질병 발생 및 확산 위험도가 증가하고, 겨울철 소독 여건이 악화한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국민안전처에 설치한 AI 대책 지원본부를 구제역ㆍAI대책 지원본부로 개편해 통합운영에 들어갔다. 전국 우제류 가축 시장은 18일까지 일시 폐쇄하고 농장 간의 생축 이동도 금지한다. 축산차량 일제소독의 날은 이날과 15일 2회에 걸쳐 운영한다.

정부는 발생 농장 내의 우제류가 양성으로 확진되는 시점부터 24시간 이내 살처분과 폐기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닭과 오리 등 가금류에 이어 젖소와 한우까지 전염병이 확산하면서 방역당국의 무능을 이어간 가운데 돼지로의 구제역 전파 가능성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업계는 돼지 330만 마리를 떼죽음으로 몰고 간 2010년의 악몽이 재현될까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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