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총재·연준 부의장 “미국 금융규제 완화 우려” 한 목소리

입력 2017-02-1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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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르드 “은행이 무엇이든 할 수 있게 하면 안 돼”…피셔 “금융시스텀 안전성 줄어들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융규제 완화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기로 하면서 세계 금융·경제 지도자들 사이에서 벌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스탠리 피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 완화에 한 목소리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고 12일(현지시간) CNBC방송이 보도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두바이에서 열린 ‘월드 거번먼트 서밋(World Government Summit)’ 포럼에서 미국의 금융규제 완화 시도와 유럽 정치 리스크를 가장 큰 우려사항으로 꼽았다.

트럼프는 이달 초 재무부에 120일 안에 2010년 제정된 금융규제법안인 도드-프랭크법 변경 권고안을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도드-프랭크법이 기업들이 자금을 대출할 수 없도록 해 경제를 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라가르드 총재는 “국제 금융규제가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규제당국은 책임이 있다”며 “IMF는 트럼프의 규제 개정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무엇이든 할 수 있게 해서는 안 된다”며 “당국은 금융시스템에 또 다른 충격이 올 것에 대비해 적절한 완충수단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핀테크에 대해서도 라가르드 총재는 “핀테크는 모든 곳에서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에 규제를 특히 신경쓸 필요가 있다”며 “금융 부문은 기회와 위험으로 가득 차 있다”고 각별한 주의를 촉구했다.

아울러 라가르드는 유럽에서 총선과 대선 등 중요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포퓰리스트 정당이 득세하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

피셔 연준 부의장은 전날 영국 워릭대학에서 열린 ‘워릭경제서밋’ 연설에서 “도드-프랭크법이 전면 폐지될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약간의 조정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자본에 대한 요구수준을 대폭 낮추면 금융시스템 안전성이 줄어들 수 있다. 나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피셔 부의장은 “트럼프 정부 하에서 미국의 재정정책에 심각한 불확실성이 있다”며 “아무도 어떤 결과가 일어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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