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K7 ‘국민차’ 눈높이 올렸다…준대형차 판매량, 중형차 추월

입력 2017-02-1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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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IG)’·‘K7’과 같은 준대형 승용차들이 ‘아반떼’와 ‘쏘나타’를 밀어내고 국민차로 떠오르고 있다. 신차 출시 효과와 함께 소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가 맞물린 덕이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산 준대형차 판매량은 1만5242대를 기록했다. 현대차 ‘쏘나타’나 르노삼성 ‘SM6’ 등 중형차(1만3429대)보다 13.5%(1813대) 더 팔린 것이다. 지난해 12월에도 준대형차 판매량은 2만5602대를 기록, 중형차 2만1875대를 17%(3727대)나 앞섰다.

‘쏘나타’·‘K5’·‘말리부’·‘SM6’ 등 각 업체의 대표 차량이 포진한 중형차는 그간 차급별 판매량에서 수위를 달렸다. 2015년 중형차 판매량은 20만9348대로 준대형차 13만5572대와 준중형차 판매량 17만8946대를 압도적으로 따돌렸다. 지난해에도 중형차는 국내에서 22만8632대가 팔리며 준대형차(14만5665대)와 준중형차(16만3974대)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판도를 뒤집은 건 ‘K7’과 ‘그랜저’의 공이 크다. 신형 ‘그랜저’는 본격 판매에 들어간 지난해 12월 1만7247대가 팔렸고, 올 1월에도 1만586대가 판매되며 두 달 연속 월간 판매 1만 대를 돌파했다. 신형 ‘K7’은 지난해 1월 말 출시 직후인 2월 한 달에만 6046대가 팔리면서 역대 월간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고, 같은 해 12월에도 6163대가 팔리는 등 인기를 이어갔다.

반면, 중형차 판매는 위축됐다. 국민차로 사랑받았던 ‘쏘나타’의 지난달 판매량은 3997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35.6% 감소한 수치다. ‘쏘나타’의 월 판매량이 4000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졌던 2006년 7월(3940대) 이후 처음이다. ‘SM6’와 ‘K5’ 등의 판매량도 전월보다 40%가량 줄었고, ‘말리부’ 역시 14% 이상 판매량이 감소했다.

▲현대자동차 ‘그랜저IG’
▲현대자동차 ‘그랜저IG’

다만 중형 차량이 반격에 나설 계기는 있다. 현대차는 ‘쏘나타’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를 당초 7월에서 3월로 앞당기기로 했다. 사실상 완전변경(풀체인지)에 가까운 변화를 통해 판매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2014년 출시된 ‘쏘나타(LF)’는 그전 세대인 ‘쏘나타(YF)’와 달리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단 한 번도 연간 판매 10만 대를 넘어본 적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쏘나타 부분 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루는 대기 수요가 발생했다”면서 “쏘나타 신모델이 출시될 경우 중형차·준대형차 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차 타이틀을 놓고 차급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고급차 시장에선 수입차가 역전하는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달 총 6848대를 팔았다. 이는 지난달 전체 수입차 판매량의 41%를 차지하는 수치로, 수입차 10대 중 4대가 벤츠인 셈이다. 그 뒤를 이어 △BMW(2415대) △포드(1023대) △도요타(895대) △렉서스(724대) △혼다(684대) △랜드로버(595대) △미니(541대) 순이었다.

모델별 판매량을 살펴보면 벤츠의 ‘E클래스’가 지난달 3776대가 팔려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경쟁 모델로 꼽히는 제네시스 ‘G80(3569대)’을 역전한 것이다. 최고급 세단인 ‘S클래스’도 1월 한 달간 645대가 판매되며 라이벌 ‘EQ900(626대)’을 근소한 차이로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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