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케이블 업계가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원케이블’ 전략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턱밑까지 쫓아온 IPTV에 경쟁우위를 점하고자 구축했던 연합전선이 출범하자마자 힘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케이블 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행하기로 했던 케이블 사업자 간 미디어커머스 사업과 사물인터넷(IoT) 사업이 일제히 연기됐다. 지난해 12월 원 케이블 연합체가 구축되고, 첫 사업으로 올해 초 미디어커머스 플랫폼을 상용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케이블 업체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무제한 연기된 상태다.
미디어 커머스 사업은 TV시청에서 상품 구매까지 가능한 양방향 서비스로 가입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었다. CJ헬로비전이 시범 서비스를 진행했는데, 올해부터 케이블 업계 전반으로 확대해 케이블 TV 업체들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었다.
더불어 오는 3월 추진키로 한 IoT 사업도 사실상 반쪽자리 사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씨앰비와 딜라이브,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일부가 사업 불참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필요성이 제기됐던 케이블TV 통합 이용자환경(UI) 구축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케이블TV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워낙 많은 업체가 존재하는 만큼 업체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며 “올해 미디어 커머스 사업과 IoT 사업 연기가 불가피하지만, 상반기 중으로는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원케이블 전략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유료방송 사업에서 IPTV 가입자가 케이블TV 가입자를 넘어서는 ‘골든크로스’ 현상도 기정사실로 되고 있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IPTV 가입자는 1136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보다 17.5%(169만 명) 늘어난 수치다. 반면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2014년보다 6.0%(88만 명) 줄어든 1373만 명에 그쳤다.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에서 케이블과 IPTV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8.6%, 40.2%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