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차기 대통령에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61) 전 독일 외무부 장관이 당선됐다고 CNN 등 주요외신이 보도했다.
이날 슈타인마이어 당선자는 연방 하원의원과 16개 주의 선거인단 등 1253명으로 구성된 연방총회에서 931표를 얻어 나머지 중소 후보 4명을 제치고 당선됐다. 독일 대통령은 실권을 갖고 있는 총리와 달리 국가수반으로서 상징적인 권한만 갖고 있다. 그러나 의전서열 일인자인 국가수반으로 총리가 의회 지지를 상실할 경우 해임권을 가지고 있다.
슈타인마이어 당선인은 이날 수락 연설에서 “미래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면서 “용감해집시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슈타인마이어 당선자가 어려운 시기에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됐다”면서 “독일이 이 어려운 시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직책을 훌륭히 수행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슈타인마이어는 1956년생으로 19살의 나이에 사민당에 입당해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를 최측근에 보좌하며 독일 주요 정치 역정을 함께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기독민주당과의 연정에서 2005년과 2013년 두 번에 걸쳐 외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외무장관이던 지난해 슈타인마이어는 미국 대선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를 “증오설교자”라고 공개비판하고 트럼프 같은 세력이 대변하는 우파포퓰리즘을 “독”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독일의 중도 정치인 중 상대적으로 러시아에 유화적인 접근을 하는 부류에 속한다. 이를 반영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슈타인마이어 당선인에게 축전을 보내며 그의 모스크바 방문을 요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