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권의 생글센글] 제주항공, 사회적책임(CSR) 경영 전면 재정비해야

입력 2017-02-13 12:45 수정 2017-02-2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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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지역사회와 소통으로 신뢰회복해야

큰 위기에는 사전에 징후가 있기 마련이다. 작은 신호들의 의미를 예민하게 분석해야 위험을 회피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주말, 잠깐이지만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서 제주항공이 회자되었다. 발단이 된 것은 한 보도였다. 제주항공이 방사능 노출 지역인 후쿠시마에 부정기 항로의 운영계획을 세웠고, 승무원들이 이 항로에의 탑승업무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보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오는 3월 18일과 20일, 인천-후쿠시마 간 왕복전세기를 운항한다. 그리고 이 부정기편에 탑승할 승무원들의 선발과 통보를 강행했다.

방사능 유출과 현재의 위험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운항을 결정한 것도 놀랍지만, 알려진 것보다 위험하지 않으니 승무원 배치를 강행하겠다는 접근 방식과 태도도 문제다. 지속가능경영의 주요 이해관계자인 임직원의 의사가 존중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제주항공은 윤리경영의 주요 주제로 임직원에 대한 책임을 꼽고 있고, 그 세부 내용으로 임직원의 건강과 안전한 업무환경 제공, 임직원의 독립적 인격과 기본권 존중, 임직원이 자유로운 제안과 건의를 할 수 있는 환경 조성 등을 제시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공식 홈페이지엔 이 사안에 대해 언론 보도 이후에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아 소통에도 문제를 보이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을 선언만 하고 제대로 적용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 이 스캔들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 해명이 없는 가운데, 오늘 또 다른 보도가 등장한다. 이번에는 제주항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계정에 “기내에서 최고 미인으로 뽑히신 손님”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것이다. 기내에서 펼칠 수 있는 이벤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게시물로 네티즌들은 제주항공의 젠더(gender) 감성에 큰 실망감을 느꼈다. 네티즌의 말처럼, 승객은 얼굴평가를 당할 이유도 없고, 외모로 인해 차별적인 서비스를 받을 이유도 없다. 문제는 이 이벤트가 기획되고, 실행되고,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표현되는 동안, 젠더 이슈가 걸러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좋은 마음으로 시작한 소소한 이벤트일 수 있으나, 평소 사내와 공급망을 관리하며 젠더이슈를 어떻게 성숙시켜왔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여성승무원이 많은 기업이라면 더더욱 젠더이슈를 잘 관리해야 했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여기에 또 하나의 보도가 있다. 제주항공이 제주예약센터를 아웃소싱 방식으로 전환하려 하고 있고, 이에 대해 한국노총 제주본부가 직접 운영을 요구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2005년에 체결된 제주도와 제주항공(제주에어)간 협약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웃소싱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제주항공의 제주콜센터 위탁운영 업체에서 센터 직원들과 계약해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불거진 문제다. 제주항공이 그동안 이루어낸 경영성과가 제주도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불명확한 상태에서 취해진 조치이니 더욱 문제다. 제주도의 이해관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이해관계자 소통이 이루어져야 풀리는 문제다.

단 이틀 사이에 제주항공의 사회적 책임과 연관된 보도가 연속적으로 등장한다는 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대처해야 할까? 홍보팀을 질책해야 하는 문제일까? 제주항공의 전사적인 사회적책임(CSR) 경영시스템을 되짚어봐야 할 순간이다. 당장 이 이슈들이 제기된 배경과 대응방향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경청하려는 시도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대권 코스리(한국SR전략연구소) 미래사업본부장 accrea@kos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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