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 양대 전자 계열사인 동부하이텍과 동부대우전자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둔 데 이어 올해도 실적 신기록을 다시 쓸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동부대우전자는 최근 3년간 실적이 정체되고 있어 대조된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측한 동부하이텍의 올해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8367억 원, 영업이익 2016억 원이다.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매출 7731억 원, 영업이익 1724억 원보다 각각 8.23%, 16.94% 증가한 수치다.
긴 시간 적자 늪에서 허덕였던 동부하이텍은 2014년 흑자전환(영업이익 456억 원)한 뒤, 2015년 영업이익 1250억 원을 기록하며 빠른 속도로 사업이 안정화되고 있다. 이는 반도체 산업의 슈퍼 호황에 힘입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계도 일감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동부하이텍은 전력관리 반도체, 카메라 이미지센서 등 비메모리반도체를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로부터 위탁생산한다. 특히 저전력 기술경쟁력을 기반으로 고부가 전력반도체 분야의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여간다는 전략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동부하이텍은 모든 생산라인을 최대치로 가동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며 “올해도 사상 최대실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부하이텍이 승승장구하는 반면, 동부대우전자는 실적 정체기다. 동부대우전자는 지난해 매출 1조6000억 원, 영업이익 130억 원을 기록했다. 2014년 이후 3년간 실적에 변화가 없다. 크게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았다.
문제는 영업이익률이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0.8%로 5년간 줄곧 1%를 밑돌고 있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중저가 제품들로 승부를 보고 있는 탓이다. 향후 프리미엄 시장 진출로 이익률을 높이는 게 필요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글로벌 업체와 프리미엄 시장에서 승부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해 매출과 수익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