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표 전자기업 중 하나인 도시바를 둘러싼 먹구름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도시바는 14일(현지시간) 2016 회계연도 1~3분기(지난해 4~12월) 결산 발표를 오는 3월 14일까지 최장 1개월 연기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도시바는 당초 이날 정오에 결산을 발표하기로 했으나 오후 2시 30분께 웹사이트를 통해 결산 발표 지연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미국 원자력발전사업 인수 등을 둘러싸고 일부 경영자의 부적절한 압력이 있었는지 등을 놓고 감사법인이나 변호사 등과 계속적인 협의가 필요하다고 연기 이유를 설명했다.
도시바가 결산 발표를 지연하면서 주가는 이날 장중 한때 전일 대비 9% 폭락했으며 오후 2시 45분 현재 7.5% 급락한 231.30엔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은 그동안 도시바가 이날 결산 발표를 통해 원자력발전사업에서의 손실 규모를 구체적으로 공표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이에 도시바 주가는 최근 2거래일간 5% 상승했지만 이날 결산 연기로 이런 기대가 꺾이게 됐다.
초점이 되는 미국 원자력사업은 7000억 엔(약 7조401억 원)에 달하는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도시바의 4~12월 연결 최종 적자는 4000억 엔대 후반이 될 것으로 신문은 추정했다. 자기자본이 마이너스가 되는 채무 초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도시바는 반도체메모리사업 분사와 외부자본 수용 등 대책을 실시해 올해 3월 말 채무 초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나 재정은 매우 취약해진 상황이다.
특히 신문은 도시바가 결산에서 비즈니스 연속성 위험을 나타내는 ‘계속 기업 전제에 관한 주석’을 처음으로 게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주석은 실적과 재무 악화로 사업의 장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투자자들에게 알려 주의를 촉구하는 목적으로 달게 된다.
도시바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해외를 중심으로 사업의 축소도 서두르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영국 북서부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맡은 자회사 뉴제너레이션(뉴젠) 지분을 한국전력공사(한전)에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원전 사업 위험을 완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뉴젠은 도시바가 지분의 60%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도시바는 지난 2014년 스페인 전력 대기업 등으로부터 지분을 약 170억 엔에 인수했다. 나머지 지분 40%는 프랑스 전력 대기업 엔지가 보유하고 있다. 해당 영국 원전은 오는 2018년 착공 여부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