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청구된 이재용 구속영장… 삼성, 초긴장 모드 돌입

입력 2017-02-14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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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공여 등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13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뇌물공여 등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13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특검이 14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 하면서 삼성은 다시 한번 초긴장 모드에 돌입했다.

물론 삼성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지만, 지난번보다 더 위기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반(反)기업 정서가 법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 공여 혐의는 증거나 법리상으로 충분히 해명할 수 있다"며 "하지만 법원이 '재벌 봐주기' 논란에 휩싸이는 게 부담스러워 영장을 발부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일단 특검은 최순실 씨 모녀에게 '승마 지원'을 한 대가로 삼성이 청와대를 등에 업고 여러 가지 특혜를 누렸다는 정황 증거들을 추가했다.

그중 하나는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된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삼성이 청와대의 외압을 받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혜택을 받았다는 혐의다.

양사의 주식을 다 가지고 있던 삼성SDI가 순환출자 해소 차원에서 처분해야 할 '통합 삼성물산' 주식 수를 애초 1000만 주에서 500만 주로 줄여줬다는 게 혐의의 골자다.

이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은 통합 삼성물산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고 특검은 보고 있다.

하지만 삼성은 이런 특혜 의혹을 전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은 합병 당시 삼성SDI 보유 주식의 처분 필요성에 대해 로펌 2곳에 문의한 결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순환출자가 단순화되는 것이므로 그대로 보유하더라도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법률자문을 받았으나 자발적으로 공정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정위는 합병 건을 검토하면서 외부 전문가 등 위원 9명으로 구성된 전원회의를 거쳐 2015년 12월 '신규 순환출자금지 제도 법 집행 가이드라인' 마련, 2016년 2월 말까지 500만 주를 처분하도록 했고, 삼성SDI는 이 결정을 이행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합병 이후 이 부회장의 통합 삼성물산 지분이 16.54%에 달하는 등 삼성 대주주의 지분이 39.85%였기 때문에 삼성SDI가 전체의 2.64%에 불과한 500만 주를 추가로 처분하더라도 지배력을 유지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고 설명한다.

특검이 추가로 확보한 다른 혐의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 과정에서 금융감독위원회 등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것인데, 삼성은 "코스피 상장 규정 변경 전에도 미국 나스닥과 코스닥 상장은 가능했고,코스피 상장으로 인한 추가 혜택은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최순실 씨가 독일에 세운 비덱스포츠(옛 코레스포츠)가 작년 10월 초 사들인 스웨덴 명마 '블라디미르'의 구매를 삼성이 우회적으로 지원했다는 의혹도 보강 수사과정에서 불거졌다.

이에 대해서도 삼성은 여러 차례 반박 자료를 냈다. 블라디미르 구입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는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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