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 판매하느라 ‘사잇돌’ 빼는 SBI저축銀

입력 2017-02-15 09:19 수정 2017-02-1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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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 SBI저축은행이 금융당국이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사잇돌2대출’의 영업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잇돌2대출’은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위해 금융위원회 주도로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됐다.

15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사잇돌2대출’을 3억 원 미만 판매해 저축은행중앙회의 중금리 신용대출 공시 대상서 제외됐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중금리 상품이 △평균금리 18% 이하 △중저신용자(4~10등급) 고객 70% 이상 대출 △직전 월 판매실적 3억 원 이상인 상품에 한해 공시를 허용하고 있다. 3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SBI저축은행은 공시를 위한 최소한의 대출 규모(3억 원)도 채우지 못해 공시 대상에서 빠진 것이다. 반면 자사 중금리 대출 상품인 ‘사이다’는 1월 한 달간 269억 원을 판매했다. 금액으로만 보면 90배 이상 차이다.

이는 다른 대형 저축은행들이 ‘사잇돌2대출’에 적극적인 것과는 대비된다. 업계 2위인 OK저축은행은 오히려 자사 중금리 상품보다 ‘사잇돌2대출’판매 금액이 더 많다.

OK저축은행은 1월 한 달간 자사 중금리상품인 ‘중금리OK론’은 47억 원, ‘사잇돌2대출’은 64억 원 판매했다. 상품 출시 이후 지난 1월까지 누적 판매치는 각각 166억1700만 원(중금리OK론), 341억2300만 원(사잇돌2대출)이다.

OK저축은행은 ‘사잇돌2대출’을 취급하는 38개사 저축은행 가운데 실적 1위를 기록 중이다.

OK저축은행도 공시 대상에선 제외됐는데, 이는 평균 금리가 18%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자사 상품보다 사잇돌 대출이 더 많을 정도로 사잇돌 영업에 전력을 쏟고 있다”며 “8~10등급 저신용자 대상 대출이 많아 평균 금리가 공시 기준을 상회한 것”이라고 말했다.

웰컴저축은행도 ‘사잇돌2대출’ 실적이 상위권이다. 웰컴저축은행은 1월 한 달 동안 20억 원, 상품 출시 이후 지난 1월까지 누적으로는 200억 원가량 대출해줬다.

자산 규모로는 SBI저축은행의 절반 안팎인 이들 저축은행이 많게는 20배 이상 ‘사잇돌2대출’을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SBI저축은행의 자산 규모는 5조248억 원, OK저축은행 3조4317억 원, 웰컴저축은행은 1억6783억 원이다.

이에 따라 SBI저축은행이 자사 상품 판매에는 열을 올리면서 정책 상품 판매는 등한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의 의지가 중요한데 사잇돌2대출 영업에서 사실상 손을 뗀 것”이라고 지적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 고객들이 사잇돌 상품보다 사이다가 금리 수준이 낮다 보니 사잇돌을 찾지 않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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