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이재용 영장 재청구’ 승부수 통할까… 대가성 규명이 관건

입력 2017-02-1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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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공여에 이어 횡령·재산국외도피 등 혐의까지 추가… 16일 영장 실질심사

▲뇌물공여 등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13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특검 출석은 지난달 12일 첫 소환 조사 이후 32일 만이며, 같은 달 19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로는 25일 만이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뇌물공여 등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13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특검 출석은 지난달 12일 첫 소환 조사 이후 32일 만이며, 같은 달 19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로는 25일 만이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두 번째 영장청구에 따른 구속 여부는 첫 번째와 마찬가지로 ‘부정한 청탁’과 ‘대가성’ 입증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영장이 발부되느냐에 따라 수사 성패가 달려 특검 입장에서는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는 16일 오전 구속전 피의자 심문을 통해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한 차례 영장을 청구했을 때의 뇌물공여 혐의 외에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과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

이 부회장은 2015년 자신의 경영권 승계작업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최순실(61) 씨 일가 지원을 통해 정부 기관에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영장 기각 후 3주 동안 특검은 삼성의 청탁과 거래 대가성을 보강하는 데 주력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직후 강화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해 삼성SDI는 삼성물산 주식 1000만 주를 처분해야 했는데, 특검은 공정거래위원회가 해당 주식수를 500만 주가량 줄여준 것으로 파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을 돕기 위해 금융위원회 산하 한국거래소가 개입한 의혹도 있다. 거래소가 유가증권 상장 규정을 개정하면서 3년 연속 적자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코스피 상장을 할 수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에 성공하면 지분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경영권 승계 문제에서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은 삼성의 2차 과제였다. 제도가 도입되면 이 부회장은 일반지주인 삼성물산과 중간금융지주인 삼성생명을 통해 그룹 전반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공정위는 2008년부터 관련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는데, 최대 수혜자가 삼성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특검은 삼성의 경영권 승계작업 전반에서 청와대의 입김이 있었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부회장과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관계자가 박상진(64) 대외협력담당 사장뿐이라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박 사장은 최 씨 일가를 해외지원하는 실무를 맡았다. 지난해 9월 독일로 건너가 정 씨의 말을 스웨덴 명마인 블라디미르로 바꿔줬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직후에도 외부에 노출될 위험을 무릅쓰고 최 씨 일가를 지원하려한 삼성의 다급한 사정을 짐작케 한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 자금을 국외로 빼돌린 혐의를 이 부회장과 박 사장에게 각각 적용했다.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 특검은 추가 진술 확보를 통해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준비할 수 있다. 지금까지 법원에서 인정되지 않았던 뇌물공여 혐의가 사실상 인정돼 수사에 탄력이 붙는 것은 물론, 대통령 탄핵심판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영장이 기각될 경우 특검팀은 사실상 수사동력을 상실한 채 활동을 마무리할 수도 있다. 검찰과 차별성을 가지는 뇌물 혐의 설득력이 떨어져 특검 수사기간 연장 명분도 약화된다. 특히 이 부회장과 박 사장 모두 영장이 기각되는 것은 특검으로서는 상상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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