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건축물] 쌍용건설 신화의 시작 ‘래플스 시티 싱가포르’

입력 2017-02-1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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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프로젝트 성공하며 ‘고급건축’ 강자 부상

1980년대 초 쌍용건설이 세계적인 건설사로 도약을 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건축물이 있다. 바로 ‘래플즈 시티 싱가포르’다.

쌍용건설은 1980년대 들어서면서 사업기반을 새롭게 정비하고 도약을 위한 발판을 구축하기 위해 동남아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마침내 당시 세계적인 건축가인 아이 엠 뻬이(I. M. Pei)가 설계한 ‘래플즈 시티’ 1차 공사(1980년), 2차 공사(1981년)에 이어 1982년 12월말 3차 골조(Super Structure) 공사를 수주했다.

하지만 ‘래플즈 시티’ 공사 현금흐름을 맞추기 위한 초기 운전자본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었다. 쌍용건설은 여러 가지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인 결과 1983년 5월 세계 9개국 17개 금융기관으로부터 당시 싱가포르 금융사상 최대 규모인 미화 8600만 달러 융자에 성공, 조인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하게 된다.

3차 골조 공사 계약 당시 발주처에서는 신생업체나 다름없는 쌍용건설의 실적만으로는 공사 수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고층 건물 시공 경험이 있는 컨설턴트를 고용해 시공할 것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이에 쌍용건설은 미국의 J.A. Jones사를 컨설턴트로 최종 선정하게 되는데, 당시 이 회사 기술자가 ‘래플즈 시티’ 현장에 상주하면서 초고층 시공의 기술자문을 담당했다. 그 기술자의 도움으로 하도업체의 작업공정 관리에 있어서도 선진화된 방식을 도입하게 됐다.

이를 통해 쌍용건설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아웃소싱하고, 일을 쌍용건설 계약 하에 통제하며 우리 실적과 기술로 흡수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특히 쌍용건설은 ‘래플즈 시티’ 건설 과정에서 1차 터파기 공사에 이어 4개의 빌딩이 들어서게 될 부지의 기초와 지하골조 공사에 들어 갔는데, 이 과정에서 기초 공사를 위해 당시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48시간 연속 레미콘을 타설해 이 분야 세계 신기록을 수립하게 됐다.

이외에도 쌍용건설은 당시 콘크리트 기술로는 최고 강도인 40Mpa를 사용했고, 초강력 콘크리트 유압식 펌핑 시설을 도입해 수직 250m까지 직접 올려 3∼4일 만에 1개 층을 올리는 공법을 선보였다. 이 콘크리트 펌프 성능 높이는 당시 세계 최고 기록이었고, 이 공법은 현재까지도 초고층 건축물 시공의 핵심기술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특히 ‘래플즈 시티’의 메인 건축물인 ‘웨스틴 스탬포드호텔’(현 ‘스위스 스탬포드호텔’)은 세계 최고층(73층, 226n) 호텔로 기네스북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하게 됐다.

쌍용건설은 ‘래플즈 시티’ 프로젝트에 힘입어 1984년 6월 해외 진출 5년 만에 ‘해외건설 수출 10억불탑’을 수상하게 되고, 당시 김석준 사장은 ‘래플즈 시티’의 성공적인 수행으로 국위 선양과 한국 업체의 수주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1987년 10월 대한민국 은탑산업훈장을 받게 된다.

또 1999년을 시점으로 세계적인 건설 전문지인 미국 ENR지 부문별 순위에서 호텔부문 세계 2위, 병원부문 세계 3위, 스포츠시설부문 세계 4위, 컨벤션 센터부문 세계 4위에 기록되는 등 세계적인 고급건축 강자로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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