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고 구제역 백신공장 짓겠다는 정부...전담기구 설치 지적도

입력 2017-02-1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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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결정된 백신공장 설립 재추진 2019년 완공 예정

2011년 설립이 결정된 구제역 백신공장이 2020년에나 가능할 전망이이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010년 돼지 3분의 1을 매몰 처분한 구제역 파동 이후 10년이 지나서다. 해마다 구제역이 발병해도 당장의 상황만 모면하면 된다는 정부의 안일한 태도가 가축 전염병을 근절하지 못하는 원인이란 지적이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구제역 백신 공장 설립은 2020년경 가능할 전망이다. 그 전까지는 영국 메리얼 등 외국의 백신제조회사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올해 구제역 발생 이후 정부는 메리얼에 백신을 예정분보다 늘리고 시기를 앞당겨 보내 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확답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국산 백신 공장 설립에는 600억~700억 원가량의 예산이 소요된다. 해마다 구제역으로 수백억 ~ 수천억 원의 막대한 혈세가 나가는 것보다는 낫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2000년대 들어와 구제역 살처분 보상금과 수매, 소독 등에 들어간 재정은 3조3000억 원을 넘는다.

돼지와 소 등 우제류 350만 마리가 몰살된 2010~2011년 구제역 파동 이후에라도 정부가 제대로 대비했다면, 해외 백신사에 매달리는 지금의 상황까진 오지 않았을 것이란 게 농가의 지적이다.

정부는 2015년 12월 구제역백신연구센터를 신설했지만 아직까지 성과는 미미하다. 자체적인 백신 생산 기술을 확보하고 민간에 기술을 이전해, 2020년까지 제조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은 전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출석해 “국산 백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역량이 못 따라가고 있다”며 “국산 백신을 개발하려면 다양한 균주 확보 등 비용이 많이 든다.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역량이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봉균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백신공장 건설이 사업성 때문에 한동안 표류하다가 작년에야 공장을 짓기로 의사 결정이 됐다”며 “백신공장 설립은 내년부터 시작해 2019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며, 공장 건설에만 690억 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공장 설립 이전에 정부가 나서 방역 전담기구를 설치하고 백신 접종과 소독을 일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올해 구제역 살처분 규모는 이날까지 21개 농장, 소 1425마리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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