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년 동안 우리나라 사회간접자본(SOC)투자 예산이 최대 47조원 가량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건설산업연구원은 15일 경제성장률과 재투자비용을 감안해 적정 SOC투자규모를 추정한 결과, 우리나라 SOC투자 예산이 향후 5년(2016~20년)간 약 22조 2000억~47조 2000억 원 부족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전망은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강남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개최한 ‘확장적 재정정책과 SOC투자 확대 세미나’에서 “우리경제의 장기 성장잠재력 확보와 단기적 경기부양을 위한 새로운 SOC 투자전략”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박수진 건산연 연구위원은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건설된 SOC 평균 수명주기(약 40~50년)가 도래하면서 안전과 재투자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해 향후 우리나라 SOC투자는 신설 투자 비중이 점차 감소하고 재투자와 개량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투자규모와 실제투자액을 비교해보면 1970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도 투자가 지속적으로 부족해 2020년대부터는 재투자 지출이 급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재투자 비용 규모는 올해부터 향후 10년 동안 연간 약 5조 3000억 원(총 53조원), 이후 10년 동안 연간 약 11조 8000억 원(총 118조원)이 될 전망이다. 그 후 10 년 동안에는 연간 약 30조원(총 300조원) 등 급격한 증가추세를 보일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SOC를 건설한 미국은 지속적으로 시설물 평균등급이 하락했지만, 개량과 투자에 필요한 예산(2013년 기준, 2016~20년 10년 간 약 3조 3000억 달러 추정)을 확보하지 못해 유지와 관리에 급급한 실정이다. 지난 2014년 미국의 총 SOC 예산 중 유지·보수 비율은 56.5%를 차지한다.
이에 미국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10년 간 약 1조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확대를 발표했다. 일본, EU 등도 각각 이미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하에 SOC 투자 확대를 추진 중이다.
반면 우리 정부는 SOC스톡이 선진국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인식해 향후 5년 동안 SOC 투자를 2016년 23조 7000억 원에서 2020년 18조 5000억 원으로 연평균 6%p씩 감축할 계획이다. 미국, 일본, EU 등 선진국과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박수진 연구위원은 “고용창출, 국민복지 증진, 소득불평등 완화, 미래 경제성장률 제고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SOC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며 재투자와 개량에 초점을 맞춘 시설물 안전과 성능진단, 개량계획 수립, 재원조달 등의 통합 프로세스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