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벌어 하루 사는 처진데…” 대우조선, ‘4월 위기설’ 우려 확대

입력 2017-02-15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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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전경(뉴시스)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전경(뉴시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처진데… 그 많은 돈을 갚을 수 있을까요?”

대우조선해양 ‘4월 위기설’을 바라보는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극심한 수주가뭄으로 ‘곳간’은 진작에 바닥났지만, 올해 갚아야 할 회사채는 9700억 원이나 쌓여있다.

당장 4월이 문제다. 70여 일 안에 4400억 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유동성에 비상이 걸린다. 회사 측은 신규 수주 등 다각도로 방어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소난골에 묶여 있는 1조 원(드릴십 2기 인도)이 풀리지 않는 한 조건부 자율협약은 불가피할 것이란 게 업계 공통된 시각이다.

15일 조선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오는 4월 21일 4400억 원에 이어 7월 23일 3000억 원, 11월 29일 2000억 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앞서 선박 건조대금 명목으로 산업은행에서 100억 원, 수출입은행에서 3100억 원 등 총 3200억 원을 대출받았지만, 유동성 가뭄을 해갈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대우조선이 가장 크게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은 소난골(앙골라 국영석유회사) 드릴십 2기 인도다. 대우조선은 이달 말까지 드릴십 운용(O&M)사를 선정하고, 시추한 원유를 판매할 용선사를 선정할 방침이다. 상반기 안에 1조 원의 인도 대금 중 일부라도 받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이행에도 불구하고 미국 셰일오일 증산 우려와 환율 상승이 맞물리면서 국제유가가 50달러(약 5만7000원) 초반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심해 지역에서 원유를 찾는 시추설비인 드릴십은 국제유가 시황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정성립 사장은 “회사 내에서 나름대로 인지를 하고,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상환 방법에 대해서는 “지금 어떻게 하겠다고 이야기하기는 좀 어렵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의 두 번째 희망은 신규 수주다. 최근 대우조선은 미국의 LNG 회사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 재기화 설비(LNG-FSRU) 7척에 대한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회사 측은 4월에 본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은행의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4월 초까지는 계약이 성사돼야 한다. 그래야만 4월 말 만기 회사채를 갚는 데 도움이 된다. 정 사장은 이를 위해 지난주 미국으로 건너가 유럽 선사 3~4개를 만나 신규수주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역시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방산부문에서 큰 딜(계약)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해 4월 전 추가 수주 기대감을 높였다.

문제는 소난골 드릴십 인도와 신규 수주를 실기할 경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동성 해갈에 키를 쥐고 있는 게 소난골 드릴십인데, 2년 넘게 지연되고 있는 인도가 70여 일 만에 해결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산은이 추가 혈세 투입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이번 고비를 넘기지 못한다면 대우조선은 한진해운이나 STX조선해양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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