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60여년 전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역사가 시작됐다.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가 개장했으며 당시 상장사는 12개였다. 이후 지금까지 살아남은 기업은 3개로 그 중 하나가 한진해운(옛 대한해운공사)다. 1956년 3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대한해운공사는 1988년 한진해운과 합병했다.
하지만 한진해운은 오는 17일 법원 파산 선고와 함께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1977년 세워져 한때 국내 1위, 세계 7위였던 국내선사가 40년 만에 사실상 공중분해되는 셈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김정만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2일 한진해운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날 파산 선고 소식이 알려지자 한진해운 주가는 널뛰기 행보를 보이며 순식간에 25.76%까지 폭락했다. 결국 한국거래소는 한진해운 측에 파산절차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고 매매거래를 정지했다. 한진해운은 이날 오전 11시 23분 전날보다 17.98% 떨어진 780원에서 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한진해운의 파산이 확정되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선고일 후 3거래일 동안 매매가 정지되고, 이후 7거래일간 정리매매를 진행한다.
한진해운 주가는 최근 6년간 끊임없이 추락해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운업에 위기가 찾아왔지만 그나마 버틸만했던 2011년에는 장중 4만1900원을 찍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이후 해운경기가 극도로 악화되기 시작되면서 지속적으로 엄청난 적자에서 허우적거렸다.
결국 지난해 4월 한진해운은 자율협약 개시를 결정, 급기야 8월30일 채권단이 신규 지원이 불가하다는 결정을 내리자마자 9월1일 바로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 법정관리 신청한 날 한진해운 주가는 6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전날보다 2.36% 떨어진 5380원에 마감했다.
이후 과당경쟁에 따른 운임 하락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2월 한진해운 주가는 330원까지 떨어지며 ‘동전주’로 전락했다. 3조5445억 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은 800억원대까지 4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결국 주가가 한때 4만원대까지 올랐던 한진해운은 옛 대한해운공사 시절 기준으로 상장 이후 60년만에 ‘휴지 조각’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