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최순실과 거의 매일 통화”…朴 대통령 지시

입력 2017-02-16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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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거의 매일 최순실(61) 씨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최 씨 뜻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대통령이 최 씨의 ‘컨펌’을 재촉하는 등 국정을 운영하면서 최 씨를 크게 의존한 정황도 나왔다.

검찰은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 전 비서관에 대한 13차 공판에서 이 같은 정황을 보여주는 증거를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18대 대선부터 거의 매일 자료를 보냈고 통화를 했다고 진술했다. 박 대통령의 지시로 사실상 대부분의 말씀자료와 부처 인선 등을 최 씨에게 보내고 조언을 구했다는 게 검찰 측 주장이다. 정 전 비서관은 최 씨와 차명폰 3대를 이용해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실제로 최 씨는 대통령 말씀자료부터 국가정보원과 정부부처 인선안 등 공무상 비밀문건 47건을 받아본 것으로 조사됐다. 정 전 비서관은 미국 존 캐리 국무장관 접견을 위해 북한 핵문제와 원자력협정개정 문제 등 주요현안을 정리한 문건도 최 씨에게 보냈다.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이 개인적인 일까지 맡길 분이 최 씨밖에 없었다"며 "대통령이 당선 이후에도 미흡하면 최 씨로부터 의견을 들어보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정 전 비서관은 최 씨로부터 최종 의견을 받아 박 대통령에게 그대로 보고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검찰에서 "‘국정에 관여한다’는 말에는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는데, 대통령 의사결정 과정에 최 씨 의견이 반영된 게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최 씨를 상당히 의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공개한 문자메시지를 보면, 정 전 비서관은 최 씨에게 "선생님, 'vip(대통령)‘께서 선생님 컨펌받았는지 물어보셔서 아직 못 받았다고 말씀드렸는데 빨리 받으라고 하십니다"라고 보냈다. 정 전 비서관은 "최 씨 의견을 아직 못 들었다고 하자 대통령이 빨리 들어보라고 한 뜻"이었다고 검찰에서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정윤회 문건 유출 이후 최 씨와의 연락을 줄였던 정황도 공개됐다. 정 전 비서관은 검찰에서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이 터지고 나서는 통화를 줄이고 이메일로 자료를 주고받는 것도 그만하기로 했다"며 "제가 먼저 ‘최 씨에게 자료 보내 의견 받는 것은 그만해야된다’고 했고 대통령이 수용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2014년 12월 이후에도 최 씨 의견을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정 전 비서관은 "'정윤회 문건 파동' 이후 최 씨에게 문건을 안 보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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