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한달-3] ‘트러블 메이커’ 된 트럼프 일가

입력 2017-02-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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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전 대통령직과 사업가로서의 이해상충 문제를 매듭짓지 못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한 달 동안 같은 문제를 일으키며 구설에 올랐다. 트럼프 본인뿐 아니라 딸, 사위까지 이해상충 논란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발단은 지난 8일(현지시간) 장녀 이방카가 운영하는 패션브랜드 ‘이방카 트럼프’가 판매 중단되면서 불거졌다. 미국의 고급 백화점 노드스트롬이 실적 부진을 이유로 이방카 트럼프 물건을 더는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끈했다. 그는 트위터에 “노드스트롬이 내 딸 이방카를 부당하게 대우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에 더해 백악관과 트럼프 측근도 노드스트롬 비난을 거들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노드스트롬이 정치적인 목적을 갖고 이방카의 브랜드를 퇴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책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대통령의 가족에게 불이익을 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백악관의 켈리엔 콘웨이 선임고문은 노골적으로 이방카 트럼프를 홍보했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방카 트럼프’의 물건을 사들이라고 말하고 싶다”며 “저는 이미 몇 개 갖고 있고, 지금 여기서 광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 직후 미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의 일라이자 커밍스 의원은 “정부윤리청에 윤리법 위반이 아닌지 판단을 의뢰하자”고 주장했다. 그 뒤 정부윤리청의 월터 샤웁 청장은 “콘웨이가 윤리 기준을 위반했다”며 백악관이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행동을 둘러싸고도 비판 여론이 조성됐다. 조지 W. 부시 정부 당시 백악관 윤리 전문가로 있었던 리처드 페인터는 “트럼프의 행동은 대통령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동시에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밥 케이시 상원의원도 트럼프의 행위가 공직과 사업의 이해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고 트위터로 비판했다.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등극한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도 이해 상충 문제에 휩싸였다. 쿠슈너는 선임고문이 되면서 실세 자리를 꿰찼는데 그는 보유하고 있는 펀드와 부동산 지분을 말끔히 정리하지 않았다. 그런데 아버지인 찰스 쿠슈너까지 미국 메이저리그 소속 프로야구팀 마이애미 말린스를 인수하겠다고 나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트럼프의 사돈인 찰스는 마이애미 말린스를 인수하는데 비공식 합의했다고 전해졌다. 다만 찰스가 과거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과 이해 상충 문제를 우려하는 백악관의 압박이 작용해 인수가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트럼프의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는 오히려 너무 집 밖을 나오지 않아 구설에 올랐다. 현재 멜라니아는 10세 아들 배런의 학업 때문에 백악관으로 옮기지 않고 뉴욕에 있는 트럼프타워에서 지내고 있다. 원래 배런의 등하굣길에 동행했으나 요즘에는 그마저도 하지 않아 의혹만 커지는 상황이다. 버락 오바마 전 영부인인 미셸 여사가 2009년 취임 뒤 백악관 직원들을 위해 파티를 연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이를 두고 미국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의 지미 키멜은 “멜라니아는 라푼젤처럼 갇혀 있다”고 표현했다.

지난 11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때 멜라니아 여사가 워싱턴 D.C 일정에 동행하지 않을 것을 두고도 말이 많았다. 외국 정상이 백악관을 방문할 시 상대국 정상 부인과 일정을 함께하는 게 관례이기 때문이다. 멜라니아 여사는 아키에 여사가 플로리다로 이동하고 나서야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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